[시시콜콜 clinic] Q 옷장 속 청바지 어떻게 할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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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옷장 한쪽에 ‘버리기는 아깝지만 그렇다고 입지도 않는’ 청바지가 있는 이들이 많을 터다. 주로 3~4년 전 20만~40만원씩 거금을 주고 산 프리미엄진이다. 당시만 해도 마치 ‘잇백’처럼 소수의 청바지 브랜드가 유행했고, 짝퉁 제품이 동대문시장에 깔리는 것도 다반사였다. 그런데 최근엔 레깅스가 청바지의 자리를 위협한다. 바지보다 사이즈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데다 입기 편하기 때문. 무엇보다 프리미엄진과 비교해서 가격이 10분의 1 수준이다.

보관은 하고 있지만 옷이라는 게 1년 이상 입지 않으면 영원히 입지 않게 되는 게 보통이다. 이럴 땐 ‘리폼’이 대안이다. 특히 청바지는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데님 아티스트이자 갭의 리폼 프로젝트를 진행한 유슬기씨가 초보자에게 유용한 방법을 알려줬다.

첫째, 반바지로 만드는 것이다. 데님 반바지는 한여름은 물론이고 검정 레깅스 위에 덧입으면 사시사철 유용하다. 일단 원하는 길이를 정한 후에 양쪽을 겹쳐 대칭을 맞춰 자른다. 스키니진이나 타이트한 바지는 상관없지만 통이 넓은 와이드 팬츠라면 엉덩이를 겨우 덮는 핫팬츠로 자르는 게 가장 예쁘다. 반바지로 만들 때 핵심은 밑단의 올이 예쁘게 풀리도록 만드는 것. 모서리나 기둥에 세게 쳐댄 뒤 세탁기에 돌리면 올이 자연스럽게 풀려나간다.

둘째, 더 낡은 청바지로 변신시키면 된다. 요즘엔 일부러 구멍을 내고, 찢어 헤진 느낌을 주는 청바지가 인기다. 아예 ‘디스트로이드 진’이라는 이름도 생길 정도. 일단 청바지를 찢기 위해선 사포·송곳(또는 포크)·칼을 준비한다. 찢을 부분을 정한 뒤 거기에 데님이 헤지도록 사포로 문질러준다. 그러다 뒤에 흰 실이 보이면 포크나 송곳을 이용해 가로 방향으로 흰 실이 끊어지지 않게 긁어준다. 찢을 부위가 작을 땐 칼로 긁어주고 비벼주면 적당하다. 긁어모은 먼지를 없애고 털어서 정리하면 완성. 주의할 점은 찢는 곳을 다양한 크기로 정해야 촌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또 허벅지 부분이나 무릎 부분을 크게 찢어주는 게 예쁘지만 무릎 부분에 뚫으면 흰 실이 금방 끊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좀 더 손재주가 있는 이들이라면 업그레이드 된 방법도 있다. 염색과 징박기다. 염색은 바지에 스프레이식으로 뿌리는 데, 딱히 디자인을 정하지 않고 느낌이 가는 대로 손을 움직이는 게 좋다. 일종의 모험이기 때문에 버려도 상관없는 바지에 먼저 시험해보는 것이 좋다. 여러 가지 색으로 염색할 땐 하나가 충분히 마른 뒤에 다음 것을 뿌려야 하고, 염료 색상은 네 가지를 넘지 않도록 할 것. 이때 화려한 스타일로 만들고 싶다면 보색 계열로 강렬함을 주면 된다. 또 징을 박을 땐 많은 양을 전체적으로 박기보다 주머니 라인이나 옆선에 포인트를 주면 부담스럽지 않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도움말=G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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