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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도 경주 축구잔치, 관광객 48만 명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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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국기록원은 올해 화랑대기 축구대회를 ‘유소년 축구분야 최단기간 최다경기(11일간 1012경기)’한국 기록으로 공식 인증했다. [경주시 제공]


천년고도 경주는 요즘 축구의 계절이다.

 전국 최대 규모의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대회 때문이다.

 이달 4일 시작한 ‘2011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 유소년 축구대회’는 15일 결승전을 치렀다. 이어 16일부터 3일 동안은 화랑대기 대회 기간 선발된 우수 선수들 중 국가대표 상비군 선발전이 열렸다. 또 17일부터 22일까지 6일 동안은 호주·브라질 등 10개 나라 14개 팀이 참가한 ‘2011 경주 국제 유소년(U-12) 축구대회’가 진행됐다. 19일 동안의 축구 잔치다.

 화랑대기 유소년 축구대회는 행사 자체가 숱한 기록을 쏟아냈다.

 올해 대회에는 전국 187개 초등학교에서 471개 팀 4000여 명이 참가했다. 희망하면 어느 초등학교나 참가하는 데다 한 학교가 최대 4개 팀을 보낼 수 있어서다.

 경기는 초등 4∼6학년 나이를 나타내는 U-10, U-11, U-12 등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참가 팀이 많아 11일 동안 알천축구장 등 11개 구장에서 무려 1012경기가 펼쳐졌다. 첫날은 하루에만 225경기가 치러졌다. 한국기록원은 이번 행사를 ‘한국 최대 유소년 축구대회’로 공식 인증했다. 경주시는 자료를 보완해 세계 기네스북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경주가 한 여름에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한 것은 올해로 9년째다. 경주시가 경남 남해군에 이어 이 행사를 유치한 뒤 내리 열고 있다. 그러면서 잔디구장도 확충하고 한창 더운 낮 시간 경기를 피할 수 있도록 야간 조명시설도 설치했다. 또 대회 기간 자원봉사자·공무원 등 1500여 명이 대회 진행을 도왔다. 경주시는 대회 주최 측인 한국유소년축구연맹과 협의 끝에 올해부터 아예 대회의 영구 개최를 이끌어냈다.

 경주시는 그 정도로 유소년 축구대회에 공을 들였다. 여름철 비수기의 관광 유발 효과 때문이다.

 유소년 축구대회의 매력은 선수들의 든든한 지원군인 열성적인 학부모가 경기장을 직접 찾는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대회 기간에 맞춰 여름휴가 계획을 세울 정도다. 경주시는 해마다 대회 기간 매일 4만여 명의 선수와 학부모·응원단이 경주를 찾은 것으로 분석한다. 48만명이 경기 관람은 물론 유적지를 찾는다. 축구 특수로 이맘 때면 빈 여관이 없고 경주 진입로가 막히기 일쑤다. 지역경제 파급효과만 35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관광도시 경주가 유소년 축구에서 새로운 길을 찾은 것이다.

 유소년 축구대회는 전·후반이 25분씩이다. 우승팀도 15개 팀이 된다. 뜻밖인 것은 경주지역 초등학교는 이 대회에 단 한 곳만 참가한다. 창단 4년째인 입실초등학교다. 단 한 팀이지만 입실초교는 이번에 준우승을 차지해 축구 명문으로 발돋움했다. 이동호(53) 입실초등축구부후원회장은 “축구 국가대표 박주영 주장이 경주 출신인 게 우연이 아니다”고 말한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경주를 축구 꿈나무의 산실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대회가 성공하면 그만큼 경주 관광도 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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