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부시 진영에 로비 분주

중앙일보

입력

이달초 미국 연방지법에서 독점금지법 위반 판결을 받아 위기에 처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조지 부시 공화당 대선후보 진영을 상대로 집중적인 로비활동을 펼치고 있다.

10일 뉴욕타임스지의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부시 대선후보 진영의 자문역을 맡고 있던 랠프 리드씨를 영입했다. 그는 부시 진영의 선거전략 수립과 홍보를 맡고 있는 정치로비 업체 중 하나인 `센추리 스트래티지스''를 이끌면서 당내후보지명 선거운동 기간에 부시 진영에 큰 도움을 준 인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리드씨 영입은 그가 가지고 있는 부시 진영과의 친분과 로비능력을 이용해 정부의 반독점 소송에 대한 부시 후보의 반대입장을 이끌어내기 위한데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나아가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만듬으로써 앞으로도 수년간 더 진행될 반독점소송을 정부가 철회토록 유도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앨 고어 민주당 대선후보 진영에도 로비를 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소송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정부에 몸담고 있는 고어 후보보다 부시 후보쪽에 로비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리드씨가 영입된 것이다. 리드씨는마이크로소프트를 위해 각계의 영향력있는 인사들을 포섭, 이들로 하여금 마이크로소프트사에게 유리한 쪽으로 부시 후보에게 압력을 가하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리드씨의 이같은 전략은 센추리 스트래티지스의 고위 프로젝트 매니저인 존 푸드너씨는 최근 보낸 e-메일에 잘 나타나 있다. 푸드너씨는 e-메일을 통해 부시 진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공화당 지지인사에 대한 신상명세를 작성해 제출할 것을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이는 영향력있는 유력 인사를 선별, 이들로 하여금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한정부의 소송이 잘못된 것이며 국민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부시 후보에게 보내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한 로비스트는 센추리 스트래티지스가 각 지역의 협력사원들에게 편지 1장 당 300달러의 조건을 내걸고 편지확보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같은 로비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부시 후보는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법원의 독점금지법 위반 판결에 대해 재판이 진행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논평을 거부했지만 대통령이 되면 반독점법을 더욱 엄격히 적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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