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장래와 미국 대선 함수관계]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로소프트 반독점 재판에서 미국 연방정부와 19개 주정부가 1라운드에서 이겼지만 앞으로 소송이 몇년이 걸리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 해결의 열쇠는 차기 미국 대통령의 손에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올 가을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설 조지 부시 텍사스주 지사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 우호적으로 대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 왔지만 민주당의 앨 고어부통령은 이 문제에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우선 법무부 장관과 반독점국장을 교체할 것이고 법무부의의견도 달라질 것이다. 새 행정부가 중요한 반독점 재판의 항로를 바꾼 전례로는 1969년부터 질질 끌다 레이건 행정부가 들어선 지 1년만인 1982년에 폐기된 IBM 사건을 들 수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도 지난주 공화당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새 행정부가 재판에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것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원고편에 무려 19개 주정부가 줄지어 있어 새 대통령이 전처럼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선거 결과가 마이크로소프트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은 법무부를 통해서라기 보다는 대법원을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어 부통령과 부시 지사는 이미 대법원 판사 9명 가운데 옷벗을 대법관들의 교체가 낙태 재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거론하고 있는 상태다.

시간도 마이크로소프트의 편이다. 지난 3일 토머스 펜필드 잭슨 워싱턴 연방지법 판사의 판결에 마이크로소프트가즉각 항소를 다짐하고 나섰지만 잭슨 판사는 사건을 대법원으로 직송할 수도 있다고위협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소송이 장기화될수록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리한 것은 고법이나 대법원에서의 파기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 기술의 변화가 나타나면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처럼 ''과격한 조치''는 불필요해진다는 것이다.

IBM의 경우도 행정부의 교체와 함께 시간의 덕을 크게 본 셈이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아직까지 이번 재판에 대해 의견을 거의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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