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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되겠다 … 호세프 룰라, 2014년 컴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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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룰라(左), 호세프(右)


브라질 역대 최고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의 2014년 대선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이미 2003~2010년 연임했다. 퇴임 당시에도 지지율 90%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룰라는 현재도 브라질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2014년 대선 후보를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 대통령과 룰라 전 대통령이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며 “이럴 경우 룰라가 다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또 “브라질 선거법상 대통령의 연속 3선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선을 한 차례 건너뛴다면 출마에 제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룰라 복귀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현 정권의 인기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룰라의 지원으로 당선된 호세프는 같은 집권 노동자당(PT) 소속이지만 최근 급격한 지지율 추락을 겪고 있다. 브라질 정가는 “현 집권세력의 정치력 부재와 내각의 잇따른 비리로 인해 국민과 여당 내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룰라가 출마를 결심한다면 2014년 대선에서 어렵지 않게 승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룰라의 재집권을 위해 여당과 노동계 등에서 ‘룰라-2014 프로젝트’를 조만간 가동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호세프 취임 이후 다소 홀대를 받았던 노동계는 “룰라의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룰라의 측근 중 한 명이었던 질베르토 카르발류 대통령실장도 앞서 “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나서지 못한다면 룰라가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룰라는 대선 출마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호세프 내각에서는 안토니우 팔로시 수석장관이 부정축재 의혹으로 물러난 것을 비롯해 알프레도 나시텐토 교통장관과 넬손 조징 국방장관 등도 각각 부하 직원의 비리와 여성 장관에 대한 부적절한 비판으로 불명예 퇴진했다. 특히 이들은 브라질 연정을 구성하는 핵심 인사들이어서 연정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최익재 기자

◆룰라(66)=전 브라질 대통령(2003~2010년 재임). 노동자 계급 출신으로 금속노조 위원장을 거쳐 노동자당을 창당했다. 좌파 출신이지만 예상을 뒤엎고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폈다. 긴축재정과 세수 증대, 노동자 복지 혜택 축소, 연금 개혁 등 룰라식 실용주의 정책으로 브라질 경제를 부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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