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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신종학칼럼 - 드러난 학원계의 비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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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야구의 최대의 썩은 부위인 대학 입시 비리에 드디어 검찰에 의해 메스가 가해졌다.

서울지검 동부지청 반부패특별수사반(부장검사 채정석)은 지난 5일 야구 특기생으로 대학에 입학시켜주는 대가로 학부형들로부터 돈을 받은 조두복(고려대)- 정기조(중앙대)-박종회(홍익대)-정상평(제주탐라대)감독을 배임수재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김충남(연세대)-도성세(영남대)감독을 같은 혐의로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또 조감독에게 금품을 건넨 학부형 김모씨를 공갈 및 배임증 재혐의로 구속하고 학부모로부터 돈을 받아 대학감독에게 건네 준 전 신일고 한동화감독(54)과 전 휘문고 이명섭감독(35) 등 고교감독 2명을 같은 혐의 로 불구속기소하고 학부형들로부터 대학감독과 심판에게 로비의 명목으로 4천5백만원을 뜯어낸 전 배재고 장재철감독(현 성남서고감독) 을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이번 검찰의 과감한 단속으로 많은 대학-고교 감독들이 입시비리에 연루돼 무더기로 구속됨에 따라 학원(學園) 야구계가 풍비박산이 났다.

이런 대학 진학 입시 비리는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수 십년 동안 관행처럼 내려온 악습(惡習)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런 문제점에 대해 우려를 표방하여 타파하려는 마음은 있었으나 워낙 그 규모와 범위가 방대해 어디서부터 손을 대어야 할 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그 동안 사정(司正) 기관인 검찰 역시 섣부르게 메스를 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번 수사는 ‘검은 돈’을 발본색원(拔本塞源)하지 않는 한 교육비리가 척결되지 않는다는 의지로 취해져 많은 이들이 때는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부패의 온상이였던 심판진도 이번 수사대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한다.

검찰은 대학 진학 입시 비리 못지 않게 항상 말이 많았던 심판진의 비리도 한번에 척결하겠다는 의지다. 학부모들과 지도자들로부터 ‘검은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있는 일부 심판들은 이번 수사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미 검찰은 심판들의 혐의를 포착하고 대한야구협회 모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역 감독들의 구속으로 인해 많은 공백으로 아마추어야구계에 대대적인 감독교체는 이제 명약관화(明若觀化)하다. 이렇게 되면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 혹은 코치 출신 들이 그 공백을 메워줄 듯 하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비리에 연루된 감독들, 학부모들,심판진들, 아마야구 관계자들을 구속한다고 해서 해결하지 않는데 있다. 학교재정이 넉넉하게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 운동팀에 대한 금전적 운영을 학부모들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현실은 부정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순수해야 할 학원 스포츠에서 변질되어 성적지상주의에 물든 작금(昨今)의 각 학교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파행적인 팀 운영에서 탈피하여야 하겠다.

또한 대한야구협회는 말로만 개혁하지만 말고 환골탈태(換骨奪胎)하는 계기로 삼아야 더 이상의 불신을 받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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