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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 빚는 떡집 120곳 … 영광은 벌써 추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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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3일 전남 영광군의 한 떡집에서 추석 대목에 팔 모싯잎송편을 빚고 있다. 떡집마다 지난달 하순부터 송편을 대량으로 빚어 냉동보관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13일 오전 11시쯤 전남 영광군 백수읍 G떡집. 30~60대 여성 12명이 부지런히 손을 놀려 연두색 반죽으로 송편을 빚고 있었다. 한 켠에서는 남자 2명이 쌀을 빻고 삶은 모싯잎을 섞어 반죽을 만들고 있었다. 주인 대균상(45)씨는 “다음달 추석 명절에 팔기 위해 20일 전부터 하루 평균 쌀 400㎏ 분량의 송편을 빚어 냉동시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한여름이고 추석(9월 12일)이 한 달 가까이 남았으나 전남 영광군의 떡집들은 벌써 대목 장사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영광군에 있는 모싯잎송편 떡집은 120여 곳에 이른다. 2008년 약 40곳이었던 게 3년 사이로 3배로 늘었다. 하지만 추석 때면 전국에서 주문이 폭주, 공급이 달린다. 정기호 영광군수는 “떡집들이 송편이 동나 주문 전화를 받지 않으면, 고객들이 군청에 항의 전화를 해댈 정도다”며 “송편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2008년부터 전국적으로 이름이 나면서 연 매출이 20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또 모싯잎 재배·채취와 송편 빚기, 택배 과정 등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쌀을 대량 소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훈(55) 영광모싯잎송편 명품화사업단장은 “이번 추석에는 다른 선물 품목들의 가격이 크게 올라, 값이 싸고 향수도 담긴 송편을 찾는 사람들이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다른 지역 송편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5월 특허청에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 등록을 했고, 상품 포장을 통일하고 고급화하기도 했다.

 연 매출이 10억원이 넘는 ○떡집의 주인 정정범(48)씨는 “기업체나 기관·단체 등에서 직원이나 고객 선물용으로 수십, 수백 상자씩 주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는 “대목 때는 물량이 달리므로, 미리 주문해 원하는 날짜에 배송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영광 모싯잎송편은 쌀가루를 반죽할 때 천연 베의 재료로 쓰이던 다년생 풀인 모시의 잎을 삶아 넣는다. 모싯잎이 특유의 향과 초록색을 낼 뿐 아니라 송편이 딱딱해지고 쉽게 상하는 것을 막아 준다. 또 섬유질·칼슘·마그네슘과 항산화 활성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변비·당뇨 등을 예방하고 이뇨작용을 촉진한다.

 송편 속도 검은콩이나 깻가루 대신 동부라는 살구색 콩을 넣는다. 크기 또한 일반 송편보다 배 이상 커 2~3개만 먹으면 배가 불러, 평소에도 식사 대용이나 간식용으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

 가격은 20개가 담긴 1.2㎏짜리 상자가 1만 원이다. 2만원, 3만원짜리 상자도 있다. 5만원 어치 이상 구입하면 택배 요금을 받지 않는다. 냉동 상태로 받아 쪄 먹는 생(生) 송편도 판매한다. 문의 영광모싯잎송편 명품화사업단 061-351-6868.

이해석 기자

영광 모싯잎송편의 특징

▶일반 송편보다 배 이상 큰 크기
▶쌀가루에 모싯잎을 넣어 반죽
▶모싯잎이 항균작용, 부패 방지
▶이뇨 촉진, 변비·당뇨병에 효과
▶값이 싸다. 20개(1.2㎏) 1만원
▶속에 깨·검은콩 대신 동부(살구색 콩) 사용
▶모싯잎·쌀·동부의 조화로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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