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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과 독립기념관의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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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아시아태평양회계사연맹 회장

최근 일본 자민당 소속 극우 국회의원 3명이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며 입국하려다 공항에서 거부돼 되돌아간 사건이 있었다. 중국은 지난번 천안함 사건에서 북한을 지지하고 나선 데 이어 얼마 전엔 항공모함을 진수시켜 대양해군을 건설하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견제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지금부터 115년 전, 서재필 박사가 중심이 돼 중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상징하는 독립문을 서대문에 세웠다. 그후 10여 년이 지나 조선은 일본에 합병됐고, 해방 뒤 1987년 천안에 독립기념관이 세워졌다. 독립기념관의 핵심은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독립문과 독립기념관은 중국과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우리 조상들의 의지의 상징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도 정치·군사적인 면에서뿐 아니라 지역경제적인 면에서도 중국 연안 도시들 간의 경제공동체와 일본과 동남아를 잇는 경제협력체 사이에 끼여 압박을 받는 상황이 언제든지 올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중국과 일본은 경제적으로 우리의 이웃이기도 하지만 우리보다 몇 배나 덩치가 큰 경쟁자이기도 하다. 이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관계가 되려면 이들을 넘어서서 아시아의 경제발전을 이끌어가려는 넓은 시야와 불굴의 정신력을 가져야 한다.

 물론 조선시대와 달리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 일컫는 경제적인 발전을 이뤘고, 많은 젊은이가 세계로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8월이 오면 독립문과 독립기념관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야 하겠다. 중국과 일본을 넘어서는 강인한 개척정신으로 아시아 각국들과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세계 방방곡곡으로 뻗어나가려는 의지를 새롭게 다짐해야 할 것이다.

주인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아시아태평양회계사연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