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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냉정 되찾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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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웃음 되찾은 독일 11일(현지시간) 독일 증권거래소에서 주식 트레이더가 주가지수를 보며 미소 짓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전날 5.13% 급락했지만 이날은 3.28% 급등했다. 12일에도 유럽 증시는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프랑크푸르트 AP=연합뉴스]


공포에 휩싸였던 시장이 조금 진정됐다. 하지만 아직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유럽 재정위기 수습에 발 벗고 나섰다. 유럽 각국은 공매도(주식을 빌려서 판 뒤 가격이 떨어지면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러나 유럽 은행에 대한 시장의 신뢰는 이미 금이 갔다. 당장은 봉합됐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수습되지 못하면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단 평정심 되찾은 시장=11일(현지시간) 유럽 증시는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날 ‘파리 쇼크’의 여파로 파리를 비롯해 런던·프랑크푸르트 증시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미국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가 39만5000명으로 지난 4월 초 이후 처음으로 40만 명 밑돌았다는 소식에 시장엔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뉴욕 증시가 오르기 시작하자 유럽과 미국 증시는 3~5% 상승세로 반전했다. 12일에도 유럽 증시는 반등세를 이어 갔다.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 가던 금값도 떨어졌다.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날 종가보다 32.8달러(1.8%) 내렸다. 3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이날 198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인 27bp(1bp=0.01%포인트) 뛴 것도 이례적이었다. 국채 수익률이 오르면 가격은 떨어진다.

 유럽주식시장청(ESMA)은 이날 ‘파리 쇼크’ 후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스페인·벨기에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도입하거나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10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 증시 루머에 휘둘려 한때 23%까지 급락하며 시장을 교란하자 나온 고육책이다. 지금은 그리스와 터키만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시장에선 공매도 금지를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린다. 반대론자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과 영국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결과적으로 시장만 교란시켰다고 주장한다.

 ◆프랑스·독일 정부 사태 수습 안간힘=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총리와 16일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연다. 당면한 유럽 재정위기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현안은 현재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유럽재정안정기금 확충과 ‘유로 본드’ 발행 두 가지다. 현재 4400억 유로(약 660조원)인 EFSF는 이탈리아·스페인 구제엔 역부족이다. 유로 본드는 유로존에 속한 국가가 재정위기를 맞았을 때 유로존 이름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해 주자는 것이다. 독일은 이 방안이 “부실 국가의 빚에 우량 국가가 보증을 서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반대하고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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