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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이 다른 점은 90분 내내 줄지 않는 스피드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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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2011~2012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가 13일(한국시간) 개막한다.

 올 시즌에는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23·볼턴)에 지동원(20·선덜랜드)이 가세해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은 더 크다. 여덟 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지동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선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들과 어떻게 경쟁해 살아남을지, 나아가 얼마나 활약할지 축구팬들은 궁금해 한다. 지동원을 9일 영국 선덜랜드 훈련장에서 인터뷰했다. 지동원의 팀 선덜랜드는 13일 오후 11시 리버풀로 원정해 새 시즌을 시작한다.

 -프리미어리그는 뭐가 다른가.

 “속도다. 선수들의 스피드를 말하는 게 아니다. 코너킥, 프리킥 등을 빨리 처리하는 등 경기 중 정지 상황이 거의 없다. 90분 동안 한순간도 집중력을 잃어선 안 된다.”

 -첫 시즌 목표는.

 “몇 골을 넣겠다고 말하기는 그렇고.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다.”

 -바다가 보이고 갈매기 소리도 들린다. 고향 추자도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을 거 같은데.

 “그렇긴 한데 추자도에 비해 매우 춥다.”

 인터뷰를 지켜보던 앤드루 리스고 선덜랜드 미디어담당관은 겨울에는 무릎까지 눈이 쌓인다고 했다.

-스티브 브루스 감독에 대해 파악했는가.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감독이다. 말을 다 알아듣지 못해 정확하게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언어(영어)가 가장 큰 고민이다. 통역을 쓰면 영어가 늘지 않을 거 같아 혼자 지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선배인 박지성, 이청용과 만났는가.

 “다리를 다친 청용이 형과 통화했는데 여기는 태클이 깊게 들어오니 드리블을 길게 하지 말라고 했다. 힘들 텐데 내색하지 않고 응원과 조언을 해줘 고마웠다. 지성이 형은 솔직히 말해 아직 어려운 선배다. 통화를 한 번 했다. 팀 내에서 친한 선수 한 명을 빨리 만들면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조언해 줬다.”

 -단짝 후보자를 찾아봤는가.

 “아직 모르겠다. 친구를 만들려면 우선 영어부터 완벽하게 해야 할 거 같다. 동료들은 나를 지(JI)라고 한다. 다 잘해 준다”

 -박지성을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만난다면.

 “일단 내가 경기에 나가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웃음). 만나더라도 아직 어색해서 ‘반갑습니다. 여기서 뵙게 되네요.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할 거 같다.”

 앤드루 리스고가 언제 인터뷰가 끝나느냐고 물었다. 선덜랜드 지역 언론인 ‘선덜랜드 에코’에서 나온 기자가 지동원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사인을 부탁하자 지동원은 “프리미어리거라고 쓰면 너무 건방져 보이겠죠? 아직 데뷔전도 안 치렀는데”라며 사인 위에 ‘선덜랜드 NO.17’이라고 적었다. 선덜랜드 홈구장은 버진 강가에 자리 잡은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빛의 경기장)다. 스무 살 추자도 청년 지동원은 선덜랜드의 빛이 될까. 그의 도전이 이번 주말 시작된다.

  선덜랜드=김종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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