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 벤처빌딩 등장

중앙일보

입력

구청이 부지를 제공하고 벤처기업들이 건축비를 충당하는 ''관상(官商) 벤처 빌딩'' 이 내년말 서울 강남구 테헤란밸리에 등장한다.

지방자치단체가 기업투자를 유치해 직접 벤처 빌딩을 짓는 것은 전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건물의 일부 층은 동사무소와 문화복지시설로 활용된다.

서울 강남구는 "한국벤처기업협회 회원사 25곳과 공동으로 구유지인 역삼동 829의20 일대 1천23평 부지에 벤처 빌딩 신축을 추진 중" 이라고 2일 밝혔다.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말께 완공되는 이 빌딩은 연면적 4천4백여평, 지상 15층 규모로 벤처기업들이 공사비 1백77억원을 부담한다.

해당 부지는 강남구가 역삼1동 사무소 신청사 등을 지을 용도로 1998년 12월 1백40억원에 매입했었다.

그러나 IMF 이후 공사비 마련이 힘들어진데다 인근 테헤란밸리에 벤처업체들이 몰리면서 사무실난이 빚어지자 관상 복합건물을 짓기로 한 것.

구청측에 따르면 지하 1층~지상 2층은 구청측이 사용하고 나머지 공간은 벤처업체 25곳이 공사비 분담 비율에 따라 사무실을 분양받게 된다. 분양가는 평당 5백16만원 정도.

건물 신축에 소요되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고 벤처업체들도 저렴한 비용에 사무실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는 것. 더욱이 입주업체들은 사무실을 빌리는 게 아니라 ''자기 건물'' 로 분양받기 때문에 임대료 인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벤처기업협회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가격에 분양 받고자 하는 사무실 총 면적이 공급 가능 면적의 2.7배나 됐다.

구청 관계자는 "참여희망 업체 중에는 비트코리아.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 등 유수 기업들도 상당수" 라며 "입주 기업들이 현재 빌려 쓰는 사무실을 다른 신규 업체들에게 넘겨주는 연쇄효과도 기대된다" 고 말했다.

구청측은 다음달 벤처사들과 실무위원회를 구성해 분양 떠?및 지분에 대한 구체적 협약을 맺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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