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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한국 차’ 주역 122개팀 새만금에 모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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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지난해 열린 자작차대회에서 대학생들이 벌레 모양의 버기 카를 타고 오프로드 주행을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2011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http://jajak.ksae.org)’가 17일부터 3일간 전북 군산시 ‘새만금군산자동차경주장’에서 열린다.

 대회 조직위원장은 이언구(57·사진)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수석부사장(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이 맡았다. 그는 “이 대회는 미국·일본·독일 같은 자동차 선진국에서 미래의 신차 개발 주역을 길러내는 터전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미래 자동차를 보는 대학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 전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장은 박심수 한국자동차공학회장(고려대 교수)이 맡는다.

 올해 5회째로 전국 77개 대학에서 122개팀(1200명)이 참가한다. 이 부사장은 “대학생들이 오토바이용 125cc 소형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해 경기를 진행한다”며 “경기는 크게 가속, 주행(내구) 부문으로 나눠 채점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기술 아이디어·디자인 부문은 별도 시상을 한다. 우수 인재 참여를 위해 올해부터 입상 팀에 해외 자동차 기술연수를 부상으로 내걸었다. 또 자동차 기술의 축소판인 포뮬러 경주 시범 경기도 열린다.

 그는 “현대차 등 한국 자동차 생산기술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진입해 앞으로는 고급 브랜드를 위한 질적 향상이 과제”라며 “자작차 대회가 국내 자동차 업계의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토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사장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갖고 있다. 해외특허만 161건을 출원해 현재 114건이 등록됐다. 과학기술인용색인(SCI) 논문 7편을 포함해 42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게 2007년 쏘나타에 처음 장착한 ‘주행안정성 제어장치(AGCS)’다. 당시 불필요한 운동에너지를 수치해석으로 감소시키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세계 자동차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차는 이 기술로 바르셀로나 모터쇼에서 역대 처음으로 ‘기술혁신상’을 받았다.

 당시 독일 최고의 자동차 전문잡지인 ATZ는 2월호에 그를 표지모델로 썼다. 9페이지 특집이었다. 국내 자동차 연구원이 이런 대접을 받은 것은 드물다. 그의 지론은 “땀만 흘리면 중국에 따라잡힌다. 밤 새우는 것을 즐거워할 정도로 피 흘릴 각오로 연구해야 한다”다. 땀만 흘려서는 선진업체를 따라잡기는커녕 후발업체에 발목을 잡힌다는 것이다. 고교시절부터 갈고닦은 드럼 실력은 수준급이다.

김태진 기자

◆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 =196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와 인접한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사막에서 자동차 동호인들이 산악용 모터사이클과 사륜구동 버기(Buggie:벌레 모양의 차) 차량을 만들어 오프로드 경주를 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자동차 기술 꿈나무를 키우는 차원에서 자작차 대회를 개최한 것이 시초다. 현재 미국·일본·독일·호주·영국·태국에서 각국 자동차공학회가 주관해 대회를 열고 있다. 미국은 동·남·서부 3개 지역에서 열릴 정도로 활성화됐다. 한국은 2007년 자동차공학회 주관으로 처음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국내 완성차 5사와 50여 개 자동차 부품업체가 후원한다. 참가팀에는 차량 설계 및 제작에 필요한 실비가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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