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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32> 재테크 초보자를 위한 용어 모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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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재테크 초보자에게 금융 투자는 미지의 세계일 겁니다. 상장지수펀드(ETF)니 랩어카운트니 재테크 관련 용어는 죄다 어렵다 못해 ‘외계어’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열심히 배워 투자의 달인이 되겠다고 마음먹더라도 막상 넘쳐 나는 정보 속에서 무엇부터,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막하기도 하지요. 증권사 직원도 헷갈릴 정도로 복잡한 게 금융상품인데 어찌 ‘초짜’가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신문에 나오는 경제기사를 읽을 때 완전한 까막눈 수준은 벗어나도록 재테크 관련 주요 용어를 모아 봤습니다.

허진 기자

[일러스트 강일구]



랩어카운트(Wrap Account)

투자자의 돈을 하나의 계좌에 넣고 주식·채권·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종합적으로 관리해 주는 서비스. ‘싸다, 포장하다’라는 의미의 랩(Wrap)과 ‘계좌’라는 뜻의 어카운트(Account)가 합쳐진 용어로 고객별로 자산을 구분해 각각의 계좌를 만든 뒤 다른 것과 섞이지 않게 포장해 일대일로 관리해 준다는 의미에서 붙은 이름이다. 줄여서 ‘랩’이라고도 한다. 선진국 투자은행(IB)의 일반적인 영업 형태로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부자의 자산관리법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객의 돈을 모아 여러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점에서 ‘펀드(Fund)’와 비슷하다. 하지만 펀드는 하나의 상품이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판매돼 ‘기성복’에 비유되지만 랩은 하나의 상품이 한 명의 고객을 위해 구성돼 ‘맞춤복’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펀드는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각종 제약이 따르지만 랩은 이런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랩은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을 수 있지만 동시에 원금을 까먹을 위험도 더 높다.

랩어카운트는 자산 구성을 주로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맞춤형(고객의 요구에 따라 주식·채권·펀드 등에 모두 투자) ▶주식형(주로 주식에 투자) ▶채권혼합형(채권에 주로 투자, 가장 안전한 형태) ▶펀드랩(주로 펀드에 투자) 등으로 구분된다. 최근 높은 수익을 올려 관심이 커진 자문형 랩은 증권사가 별도의 계약을 맺은 투자자문사의 조언에 따라 고객이 맡긴 돈을 운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파생상품

주식·채권·금리·통화 등 금융자산이나 농산물·원유 등 실물자산을 기초로 만든 것으로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의해 그 가격이 결정되는 금융상품. 선도(Forward)·선물(Futures)·옵션(Options)·스와프(Swap)가 대표적이다.

선도거래는 어떤 상품을 미리 정한 가격(행사가)으로 미래의 정해진 시점(만기)에 매매하기로 계약하는 걸 말한다. 배추를 수확하기 전에 밭떼기로 미리 가격을 정해 미래에 있을 가격 변화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는 게 전통적인 선도거래의 예다. 매매 당사자 간에 자율적으로 거래가 진행되는 선도거래와 달리 선물은 매매 단위, 만기일 등의 거래조건이 표준화돼 있으며 거래소에서 매매가 이뤄진다.

옵션거래는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의 정해진 시점에 매매할 ‘권리’를 사고파는 걸 말한다. 선도·선물거래는 매매하기로 정한 날(최종 거래일 또는 만기일)이 되면 반드시 물건을 사고팔아야 한다. 반면 옵션은 매매를 하거나 하지 않을 선택권 자체를 거래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매매를 해야 하는 건 아니고 유불리를 따져 선택하면 된다. 옵션은 크게 살 수 있는 권리인 콜 옵션(Call Option)과 팔 수 있는 권리인 풋 옵션(Put Option)으로 구분한다.

가령 한 달 뒤 A회사 주식을 5만원(행사가)에 살 수 있는 콜 옵션을 1000원에 샀다고 하자. 한 달 뒤 만기가 됐을 때 A회사 주식의 가격(현물가격)이 5만원을 초과하면 콜 옵션을 행사하는 게 행사하지 않는 것보다 이득이다. 이 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만기 때 A주 가격-행사가-옵션가격’으로 계산할 수 있는데, A주 가격이 5만원보다 조금이라도 크면 행사하지 않을 때(-1000원)보다 행사할 때 손에 쥘 수 있는 돈이 더 크다. 물론 A주 가격이 5만1000원을 초과해야 이 거래로 실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조건은 같은데 풋 옵션을 샀을 경우엔 A주 가격이 5만원 미만일 때만 옵션을 행사하는 게 유리하다. 이때도 실제 이익을 얻기 위해선 현물가격이 4만9000원보다 작아야 한다.

스와프란 ‘바꾸다’라는 사전적 뜻 그대로 미리 정한 조건으로 일정한 시점에 교환하는 걸 일컫는다. 예컨대 갑 회사는 달러 자금이 필요하지만 달러보다 엔화의 차입 조건이 더 좋고, 을 회사는 엔화 자금이 필요하지만 엔화보다 달러의 차입 조건이 더 좋다고 하자. 이때 갑·을 회사가 각각 엔화와 달러로 대출받은 뒤 서로 자금을 바꾸는 스와프거래는 두 회사 모두에 이득을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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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ETF·ELW

‘E트리오’ 혹은 ‘E시리즈 3형제’ 등으로 불리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펀드(ETF), 주식워런트증권(ELW)은 언뜻 보기에 이름은 비슷하지만 성격은 제각각 다르다. ELS(Equity Linked Securites)는 셋 중 가장 대중화된 상품으로 개별 주식이나 코스피 200 같은 특정 지수와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된다.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ETF·ELW와 달리 장외에서 거래된다. 대부분을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를 옵션 같은 파생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이며, 파생상품에 얼마만큼 투자하느냐에 따라 원금 보장의 정도가 달라진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일종의 펀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된다는 게 일반 펀드와의 차이다. 주식과 펀드의 성격을 섞어 놓은 형태로 주식의 장점인 매매의 편의성과 인덱스 펀드의 장점인 분산투자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ELW(Equity Linked Warrant)는 개별 주식 또는 지수를 만기일에 사전에 정한 가격(행사가)으로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나타내는 증권이다. 살 권리를 ‘콜(Call) ELW’, 팔 권리를 ‘풋(Put) ELW’라고 한다.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거래한다는 점에서 옵션과 경제학적 성격이 똑같다. 적은 금액을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리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옵션과 같다. 그러나 ELW는 옵션과 달리 상장돼 매매되기 때문에 파생상품이 아닌 증권상품으로 분류된다.

스캘퍼·데이 트레이더

주가의 단기적인 움직임만을 보고 차익을 얻기 위해 거래하는 단기투자자. 기업의 미래가치를 점쳐 주식에 투자하는 가치투자 기법과는 대조를 이룬다. 보통 하루 2~3분 단위로 수십~수백 번 거래에 나서는 초단타매매자를 스캘퍼(Scalper)라고 부른다. 매우 짧은 시간에 거래를 마치고 또 다른 거래를 위해 움직인다는 의미에서 수퍼메뚜기로 칭하기도 한다. 스캘핑(Scalping)은 ‘가죽 벗기기’라는 의미로 인디언 부족이 전쟁에서 승리한 걸 기념하기 위해 적의 머리 가죽을 벗겨 전리품으로 가져간 데서 유래했다. 가죽처럼 얇은 이윤, 즉 ‘박리(薄利)’를 여러 번에 걸쳐 챙긴다는 의미다.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는 하루에 몇 번 정도 매매를 하지만 스캘퍼보다는 적은 횟수를 거래하는 사람을 뜻한다. 과거에는 데이 트레이더를 스캘퍼로 불렀지만 트레이딩 프로그램이 발전해 거래 속도가 빨라지면서 둘을 구분하게 됐다.

프로그램 매매

사전에 미리 짜 놓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거래하는 기법. 주식의 현물가격(현재 시장가격)과 선물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벌어질 때 고평가된 것을 팔고 저평가된 것을 사는 거래를 뜻한다. 보통 코스피 200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크고 유동성이 높은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집중적으로 프로그램 매매되는 종목은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일 가능성이 크다. 대개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프로그램 매수를 하면 대상 주식의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른다. 반대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도를 하면 대상 주식의 가격은 큰 폭으로 내려간다. 이런 특성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는 보통 방향성을 갖는다. 쏠림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시간대에 프로그램 매매 주문을 내려면 미리 한국거래소에 신고해야 하는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보통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로 구분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게 차익거래다. 비차익거래는 동일한 투자자가 15종목 이상을 동시에 거래하는 걸 말한다. 알고리즘 매매는 사전에 짜인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으로 거래한다는 점에서 프로그램 매매와 같다. 그러나 대량거래와 시세조종의 개연성이 있는 프로그램 매매와 달리 알고리즘 매매는 시세조종 의도가 없고 소량으로 거래를 한다.

사모펀드·헤지펀드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PEF)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운용되는 펀드를 말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모으는 공모펀드(Public Fund)와 달리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투자자를 모집한다. 흔히 은행이나 증권사가 판매하는 상품에 가입해 ‘펀드에 투자한다’고 할 때의 펀드는 공모펀드를 뜻한다. 사모펀드는 실적이 튼튼한 우량주보다는 경영이 나빠져 수술이 필요한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문제 있는 기업을 되살려 튼튼하게 만든 뒤 매각해 고수익을 얻는 것이다. 공모펀드는 운용자금의 10% 이상을 한 가지 주식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등 규제가 많지만 사모펀드는 이러한 제한이 없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대표적 사모펀드다.

헤지펀드(Hedge Fund)란 소수의 투자자를 비공개로 모집한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와 비슷하다. 하지만 헤지펀드가 ‘투자 목적’을 기준으로 한 개념인 데 비해 사모펀드는 ‘투자자의 인적 구성’을 기준으로 한다. 헤지펀드는 일반적으로 경영에 개입하지 않고 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반면 사모펀드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경영에 영향을 끼치려 한다는 점도 다르다. 헤지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보유하면서 갖게 되는 위험을 회피(헤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최첨단 파생금융상품을 만드는데 이런 까닭에 특정 국가의 외환시장을 교란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켜 ‘투기와 탐욕’의 상징으로 비치기도 한다. 조지 소로스가 이끄는 퀀텀펀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상당수 헤지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한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국내에서 만들어진 헤지펀드는 없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정부가 규제를 완화키로 해 ‘한국형’ 헤지펀드가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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