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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갑부’ 브랜슨 … 이번엔 ‘챌린저 딥’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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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괴짜 갑부’로 유명한 리처드 브랜슨(사진) 버진그룹 회장, 3D영화 ‘아바타’와 ‘타이타닉’ ‘심연’으로 유명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 에릭 슈밋 구글 회장. 이들 억만장자가 줄줄이 ‘챌린저 딥(Challenger Deep)’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챌린저 딥은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닷속 지점이다. 서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해저 1만911m에 있다. 괌에서 남서쪽으로 500㎞ 떨어진 바다 밑이다. 단 한 번도 햇빛이 닿지 않는 칠흑 같은 심연이다. 평균 수온은 섭씨 2.6도이며 지표면의 1000배가 넘는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는 곳이다.

 1960년 2명을 태운 미 해군 유인잠수정 트리에스테(Trieste)호가 도달한 이후 아직까지 아무도 가 본 적이 없다. 트리에스테호는 사진 촬영에도 실패한 채 20분 동안 머무르다 철수했다.

 챌린저 딥 탐사 도전에 가장 적극적인 쪽은 브랜슨 회장이다. 그는 지난 4월 기자회견을 열어 1인용 심해 잠수정 ‘딥 플라이트 챌린저’호를 공개했다. 개발비로만 1700만 달러(약 180억원)가 들었다. 그는 “인류에게 남은 최후의 위대한 도전은 깊은 대양 속을 탐험하는 것”이라며 올해 말 첫 항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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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슨 회장은 ‘우주 관광’으로도 유명하다. 버진 갤럭틱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1인당 20만 달러에 상공 110㎞ 부근(준궤도)을 돌아보며 무중력 경험을 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겠다고 했다. 이르면 2013년께 상용화될 예정이다. 그는 2004년 수륙양용 스포츠카를 타고 100분 만에 도버 해협을 건너 최단시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캐머런 감독은 호주 주변 해역을 중심으로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본인은 “영화와 상관없는 탐험”이라고 하지만 영화계에서는 ‘심해(深海)판 아바타’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꾸준히 흘러나온다.

 슈밋 구글 회장 역시 슈밋대양연구소와 슈밋연구선재단을 설립하고 심해 개발에 큰돈을 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라이턴 서브머린스사(社)는 3인승 심해 잠수정 ‘트라이턴’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준비하고 있는 ‘심해 여행’ 상품의 요금은 1인당 25만 달러 정도다.

  강신영 한국해양대(잠수공학) 교수는 “부호들이 개인적인 흥미와 도전정신으로 심해 탐험을 하는 것 같다”며 “목숨을 담보로 하는 여행인 만큼 당장 활성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택 기자, 전희원·이태규 인턴기자 (숙명여대 언론정보 4년, 한국외대 영문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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