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식 “청년 창업 지원 3000억 펀드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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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 의원

한나라당이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에인절 투자 매칭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김성식 당 정책위 부의장은 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향후 3년에 걸쳐 3000억원 규모의 에인절 투자 매칭펀드를 세우기로 정부와 의견을 모았다”며 “먼저 내년에 500억~1000억원가량의 예산을 배정해 매칭펀드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년 창업이 제대로 되려면 예비 창업단계나 초기 씨앗(seed) 단계 때 투자할 에인절투자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초기 2단계나 성숙 단계부터 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못 주고 있다”며 에인절 펀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부의장은 “기업당 투자 규모는 1억원 이내로 하고 정부가 조성한 펀드에 대해 민간 투자자가 1대1로 매칭해서 투자하는 방식으로 펀드가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보증·대출 중심으로 창업투자가 이뤄져 한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자로 전락해 재기 불능이 된다. 에인절 투자는 최고경영자(CEO)의 연대 보증의무를 대폭 완화해 손실을 입더라도 CEO까지 실패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에인절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등의 방안도 내놓을 방침이며, 앞으로 1~2주 내로 기획재정부 등과 당정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 부의장은 “지금 대학생 중에 수십만 명이나 공무원 시험에 매달릴 정도로 나라 전체의 도전·창업정신이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라며 “에인절 투자 지원은 비단 일자리 대책뿐만 아니라 향후 수출·창조 경제를 강화하는 데도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김정하 기자

◆에인절 투자=개인 투자자가 신생 벤처기업의 가능성만을 보고 담보 없이 투자금을 제공하는 것. 투자자들은 대개 주식이나 전환사채를 받는다. 기업이 완제품을 발표한 뒤 벤처캐피털 주도로 이뤄지는 벤처투자와 달리 창업 초기에 투자를 하기 때문에 에인절(angel·천사)투자라고 부른다. 미국에선 에인절 투자와 벤처투자 비율이 50대 50이지만 한국에선 에인절 투자 비율이 3%에 불과하다. 에인절 투자 건수도 2000년 1291건에서 2009년 87건으로 감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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