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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프라다 … 갑부 많은 ‘중국 동부’ 실감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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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오메가 시계, 다이아몬드 반지, 프라다와 루이뷔통 가방, 아우디 A6 열쇠, 아이폰4 등. 40명이 숨진 중국 원저우(溫州) 고속철 추돌 참사 과정에서 승객들이 상당수 명품을 분실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항저우(杭州), 쑤저우(蘇州) 등 동부 연안의 부유한 ‘중상층 명품족’의 생활상이 이번 사고를 통해 단면을 일부 드러낸 셈이다.

 신경보(新京報)는 31일 이번 사고 와중에 승객들이 분실한 유실물 목록을 공개했다. 이 목록은 사고처리대책반이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들로부터 직접 신고받은 것이다.

 31명이 신고한 유실물 목록을 보면 명품이 상당수 발견됐다. 시계류로는 스위스산이 단연 돋보였다. 한 유족은 숨진 아내에게 선물했던 직경 22mm짜리 여성용 오메가 시계를 잃어버렸다며 일련번호(1465.71.00)를 비롯해 시계의 제원을 자세히 밝혔다. 400만∼500만원을 호가한다. 스위스에서 만든 이 브랜드는 중국 공산당 창당 90주년을 기념해 만든 영화 건당위업(建黨偉業)에 간접광고(PPL)로 삽입됐을 정도로 중국인들에게 지명도가 높은 제품이다. 스위스 명품시계인 검은색 라도(RADO)를 분실한 사람도 있었다. 품목에 따라 200만∼300만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방은 프라다와 루이뷔통이 눈에 띄었다.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 유럽 명품 브랜드다. 중국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자주 제공돼 왔다.

 차량은 중국 중산층이 가장 선망하는 아우디 브랜드가 명단에 들어갔다. 한 명은 A6 열쇠를, 다른 한 명의 승객은 차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채 아우디 열쇠를 분실했다고 신고했다. 아우디는 중국 고위 공직자들이 의전 차량으로 사용하면서 신분과 재력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중산층 사이에 인기가 높다.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를 분실했다는 승객들도 다수였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배상 기준 금액을 당초 50만 위안(약 8200만원)에서 91만5000위안(약 1억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15명의 유가족이 합의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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