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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천년프로야구] 5. 올시즌 달라지는 것들

중앙일보

입력

2000년 프로야구의 가장 큰 변화는 재계서열 4위그룹인 SK의 리그 참여다.

SK는 지난 해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의 요청을 받고도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이유로 프로야구에 뛰어드는 것을 꺼려했지만 지난 1월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의 권유를 받은 뒤 그룹 방침을 변경했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쌍방울 레이더스 대신 SK가 KBO 회원으로 가입함에 따라 올 프로야구는 치열한 자존심 경쟁이 벌어지면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SK의 리그 참여로 인해 프로야구의 연고권에도 일대 변화가 일었다.

당초 창업주의 고향인 수원에 정착할 것으로 알려졌던 SK가 광역도시를 연고지로 요구하면서 수도권 팀들의 연쇄적인 연고지 이동이 이루어졌다.

SK는 올시즌부터 현대 대신 인천에 자리잡게 됐고 현대는 2001년 후반기 서울에 진입할 예정이지만 올해는 수원에서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SK의 출현에 따른 수도권 팀들의 도미노적인 연고지 이동은 82년 프로야구 출범당시부터 굳게 지켜졌던 광역연고제의 근간을 흔들어 자연스럽게 도시연고제로 전환되는 계기도 만들었다.

올 프로야구는 양대리그의 구성팀들도 달라졌다.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에서 1,3,5,7위팀인 두산과 삼성, 현대, 해태는 드림리그에 편성됐고 2,4,6위팀 롯데, 한화, LG와 신생팀 SK는 매직리그로 묶여져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다투게 됐다.

팀간 경기 수도 변했다.

KBO 이사회는 지난 해 같은 리그팀끼리는 20차전, 상대리그 팀과는 18차전을 벌이도록 정했던 대회 요강을 변경해 올 해부터는 리그 구분없이 일률적으로 팀간 19차전을 결정했다.

개인 타이틀에서는 홀드상과 최다득점상이 신설돼 총 14개로 늘어났다.

홀드는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중간계투요원들의 성적을 계량적으로 평가하는 방법.

그동안 중간계투요원들은 적당한 평가 방법이 없어 선발이나 구원투수에 비해 불이익을 받았지만 홀드가 도입됨에 따라 객관적으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잣대가 생겼다.

최다득점상은 발빠르고 출루율이 높은 타자들이 유리한 타이틀로 각 팀 1번타자들의 수상이 유력하다.

신인선수 지명일자도 변경됐다.

지난 해까지 1차지명은 정규시즌 종료뒤 1주일이내, 2차지명은 10월말에 실시됐지만 올해는 KBO가 대한야구협회와 협의를 거친 뒤 1차지명은 6월5일, 2차지명은 6월15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또 고교 졸업예정선수에 대한 입단계약은 7월15일 이전까지 모두 마치기로 결정해 선수 스카우트를 놓고 대학팀과 불필요한 마찰이 없어질 전망이다.

올시즌 프로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은 야구장 시설의 변화다.

서울팀 두산과 LG, 대전 연고의 한화는 해당 시로부터 잠실구장과 대전구장의 위탁운영권을 따내고 지난 겨울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경기장의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서울과 대전의 야구팬들은 올시즌 한결 쾌적한 환경속에서 프로야구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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