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부채 증액안, 민주 주도 상원서 부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29호 01면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과 관련해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내놓은 ‘2단계 증액안(베이너 안)’이 2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통과됐으나 상원에서 부결됐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이날 베이너 안을 반대 59표, 찬성 41표로 무산시켰다. 앞서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베이너 안을 찬성 218표, 반대 210표로 통과시켰다.

미국 정치권 대치 국면 계속  오바마 지지율 취임 후 최저

이에 따라 부채상한 증액 문제를 둘러싼 미국 정치권의 대치 국면은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데드라인(8월 2일)을 앞두고 계속될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각 당 의회 지도부를 불러 막판 협상을 주재할 예정이다.

베이너 안은 향후 10년간 정부지출을 9150억 달러(약 966조원) 감축하는 조건으로 일단 올해 말까지 부채 상한선을 9000억 달러 늘린 뒤 내년 초 협상을 통해 부채 상한선을 추가로 높이자는 내용이다.
민주당은 하원 표결 전부터 베이너 안을 부결시키겠다고 경고했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베이너 안은 앞으로 몇 달 내 부채 상한 증액과 관련한 정치권의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오전 백악관 연설에서 “베이너 안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며 거부권 행사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하지만 디폴트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온 데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법안은 사실상 큰 차이가 없어 극적인 절충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디폴트 시한인 8월 2일 전까지 양당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다른 접근 방식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 의원들에게 “디폴트로부터 나라를 구할 마지막 기회”라며 민주당 자체 법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법안은 향후 10년간 2조2000억 달러의 지출을 삭감하고 내년까지 부채 상한선을 2조4000억 달러로 증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29일 공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를 기록했다. 2009년 1월 취임 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부채상환 증액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