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OPEC, 증산조율 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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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미국 간의 원유생산증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 다음주에 있을 OPEC 각료회담에서 증산이 합의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22일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은 이날 파리에서 국제에너지기구(IEA) 25개 회원국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한 달 전만 해도 OPEC 회원국 대부분이 원유 증산이 필요없다는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대부분 필요하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이같은 차이를 만들었다"면서 "유가가 너무 높아세계 경제를 위협하므로 균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으며 내가 방문한 나라들은 대부분 증산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리처드슨 장관은 그동안 이라크를 포함한 모든 OPEC 회원국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고위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으며 멕시코와 노르웨이 등 비(비)OPEC 산유국 관계자들까지 접촉하며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조율작업을 해 왔다.

그는 21일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22일에는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을 만나 오는 27일 열리는 OPEC 각료회담에서 증산이 결정되도록 협조해 달라고 설득했다.

OPEC는 27일 빈에서 각료회담을 열어 세계 원유시장 수급상황을 점검하고 기존감산합의 기한이 종료되는 이달 말 이후 생산량 증대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해 OPEC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1달러 선으로 폭락하자 하루 생산량을 430만배럴 줄였으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34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이같은 사전조율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에미르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카타르 석유장관은 21일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총리와 회동한 직후 기자들에게 "OPEC는 국제유가를 내리기 위해 균형잡힌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알제리를 방문한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안정된 국제유가는 배럴당 25달러선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22일 런던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가 배럴당 22센트 떨어진 22.5달러에 거래됐으며 뉴욕 시장에선 4월 인도분 경질유가 28달러선에 머무르는 등 폭등세가 가라앉았다.

(로마.런던.파리 AP.AFP=연합뉴스) choib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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