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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PC' 기술경쟁 불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포스트 PC'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소형 단말기를 이용하는 네트워킹 기술이 디지털 혁명을 이끌면서 덩치 큰 'PC 상자' 가 도태되고 있다. PC의 뒤를 잇는 차세대 주자로는 작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스마트형 정보 가전기기들이 꼽히고 있다. 무선인터넷 접속 단말기.다기능 게임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의 첨단기술 비즈니스 전문잡지 '레드허링' 은 최근 스마트형 정보기기가 차세대 정보 혁명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보통신 기업들은 각 분야에서 '포스트 PC' 시대를 겨냥해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보기기의 판매량도 급성장해 컨설팅 기관인 IDC는 내후년에 미국에서 2천7백여만대의 제품이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PC의 판매량은 2천4백여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 바뀌는 정보통신의 주역〓고성능 칩이 속속 개발되면서 다양한 네트워킹 기능을 내장한 소형 정보기기들이 PC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인터넷이 정보 처리.이용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특히 무선인터넷접속.위성TV.전화 등을 동시에 처리하는 광대역 멀티미디어용 제품들이 실용화되면 이같은 흐름에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 관련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러 기업.투자자들이 새로운 수요 창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변화를 앞당기는 주된 요인이다.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정보기기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향후 웹 브라우징이나 e-메일을 뛰어 넘는 혁신적인 콘텐츠나 서비스가 출현, 정보산업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 치열한 기술경쟁〓각 분야의 선두업체들이 각축을 벌이며 첨단 정보기기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브로드컴은 인터넷의 두뇌로 불리는 네트워킹용 반도체칩 제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기술은 전화.케이블.위성 등을 포괄하는 다양한 통신 콘텐츠를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해주는 것이다. 실용화되면 사무환경.재택근무에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 통신장비 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와 반도체 회사인 인텔도 네트워크용 칩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드웨어 기능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하는 '임베디드(Embeded)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도 정보기기의 생산 및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다.

칩에 전자제품의 작동원리를 담아 운영체제(OS)가 없어도 동작이 가능한 이 기술은 향후 정보기기의 성능을 좌우할 중요한 기술로 평가된다.

현재 윈드리버 시스템스사가 개발한 'Vx웍스' 가 주목을 받고 있으며 리눅스.MS 등도 앞다퉈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넥서비트사는 기가비트급 '라우터' (Router)를 개발중이다. 라우터란 각종 통신망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장비로 여러대의 PC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전송하는 데이터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전달한다.

인터넷과 정보기기간의 처리 속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개발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시스코 시스템사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라우터 시장은 2002년에는 그 규모가 26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각종 정보기기에 담길 콘텐츠의 질을 좌우할 멀티미디어 전송 기술은 스위스의 판타스틱사가 앞선다.

이 회사는 인터넷을 통해 무선단말기부터 위성TV까지 광대역 콘텐츠를 전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현재 로이터통신.브리티시 텔레콤 등이 이회사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다. 유럽 최대의 케이블업체인 카날 플러스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의 BSkyB도 독자적인 멀티미디어 전송 기술을 개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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