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고유가 조기해소 확신

중앙일보

입력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1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석유 및 천연가스 가격을 내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미국스스로도 유가 인하를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이날 의회에서 열리는 공화.민주 양당 오찬에 참석하기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석유시장의 계속된 불안정성은 다른 국가들의 경제를 훼손시키고나아가 미국 경제에도 적잖은 해악을 끼치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지적했다.

그는 또 "유가와 관련, 현재 진행중인 여러 상황에 대해 만족하며 오는 27일 빈에서 열리는 OPEC 회의 때 소망스런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며 현재의 고유가 현상이 곧 해소 될 것임을 확신하면서 그러나 "천정부지로 치솟아온 유가에 적절히 대응키 위해 미국 스스로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갤런당 평균 1.54달러에 달하는 무연가스 가격을 진정시키기 위해 미행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채 자신은 백악관에서빌 리처드슨 에너지 장관을 만나 고유가 등 미국이 처해 있는 현재의 어려운 상황과 미국이 취해야 할 장단기 정책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클린턴은 "지난 수주일간 유가 문제에 대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면서 "수일내그 문제에 관해 뭔가 얘기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조만간 유가 문제에 대해 미국의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클린턴 행정부는 최근 최대 석유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가 석유 증산을 촉구한 데 대해 대대적인 환영의 뜻을 표한 바 있다.

한편 16일 국제 유가는 OPEC 석유장관들이 오는 27일 빈 회의에서 증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힘입어 하락세를 지속했다.

4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이날 오전(현지시간) 런던시장에서 전날보다 배럴당 47센트가 떨어진 27.06 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뉴욕 시장에서도 OPEC가 원유 증산에 합의할 경우 즉각 하루 생산량을 12만5천배럴 이상 늘리겠다는 베네수엘라의 입장 표명에 힘입어 유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워싱턴.런던 AP=연합뉴스) cbr@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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