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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롬기술 네이버사업부?

중앙일보

입력

3월 16일 오늘, 국내에선 처음으로 본격적인 인터넷기업간 인수합병의 시작을 알리는 팡파레가 울렸다. 현 182억의 자본금을 보유한 상장기업 새롬기술과 검색엔진 네이버가 전격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공식적인 합병을 표명한 것이다.

그동안 새롬기술은 다음커뮤니케이션 등과의 합병설이 나돌았었고 미국에서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이 이를 위해 긴밀한 접촉을 하고 있다는 추측성 기사 등 소문이 떠들석했었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새천년 화두로 내건 새롬기술과, 작년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 본격적인 사업 궤도에 올라 코스닥 상장을 추진중이었던 국내 대표 검색엔진 네이버의 기술력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데 그 의의를 내걸고 있는 이번 발표는 그간의 무성한 소문을 일축시켰다.

''다이얼패드''로 전체 주식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은 "지난달 글로벌 비즈니스 본격화를 위해 새롬닷컴이라는 현지법인 작업을 하기 위해 미국에 있었습니다. 향후 무선CDMA 및 R&D 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네이버와의 합병은 네이버 서비스를 궁극적인 새롬기술 국내사업 기반으로 하여새롬에서는 하나의 독립사업부로써 그 역량을 발휘할 것입니다" 라고 이번 합병의 의미를 밝혔다.

그러나 양사간 합병은 실질적으로 완벽하게 성사된 것이 아니다. 합병 후 전략에서부터 주식교환비율 등 제기되는 의문들이 많다.

네이버 이해진 사장은 "얼마 안있어 열릴 주주총회에서 동의를 얻지 못하면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새롬기술의 경우 주주구성원 가운데 약 70%가 일반주주이고, 네이버도 삼성SDS를 포함해 대주주가 포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롬 기술 관계자는 "주주총회일인 3월 24일이 지나봐야 명확한 합병 성립이 이루어질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고 언급했고 양사간의 주식교환비율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주주총회에서 반대를 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합병 무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때문에 더더욱 미리 밝히기 어렵다" 라는 입장을 밝혔다.

오상수 사장은 양사의 합병을 통한 발전 계획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대신 당사의 추진계획을 "새롬기술은 앞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인터넷투자 전문회사인 CMGI Inc. 와 같은 회사로 성장할 것이며, 국내에서는 앞으로 합병보다는 네이버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추진할 전망이다" 라고 밝혔다.

이번 합병으로 인해 새롬기술 주식회사는 그대로, ''네이버''는 브랜드만 남게 된다. 이제 ‘새롬기술의 네이버사업부’ 로 방향지워질 이번 협상은 최근 거의 매일 열리다시피하는 인터넷업계 전략적 제휴 발표들과 맞물려 많은 의문점을 낳게 한다.

미국, 일본의 경우 고객위주의 비즈니스가 어느정도 무르익어 그에 따른 여타의 비즈니스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고객만족''의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아직 그 ''본보기'' 조차도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어제는 한컴을 비롯해 온오프 117개 업체들이 엮인 사이버 생태계 ''예카'' 공식 출범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국내의 대표 벤처선수인 새롬과 네이버의 전격 합병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Non Profit 비즈니스로 인식되고 있는 인터넷 시장 환경에서 국내 시장의 내실을 다지기보다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도구로써 일종의 ''다급한 동침''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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