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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중앙고·복자여고 후기 1차 모집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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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차서 학생 선발 … 40명은 내신·면접만

천안지역 일반계 고등학교 가운데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은 중앙고와 복자여자고가 2012학년도 입시전형 일정을 바꾸면서 고교입시 전반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자기주도학습전형 시범학교로 선정된 두 학교는 지난해 후기 2차에서 후기 1차로 일정을 당겨 학생 모집에 들어갈 예정이다.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40명(내신·면접)을 선발하고 나머지 학생들도 같은 기간 일반전형으로 뽑는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4월 지역 고교를 대상으로 신청서를 접수 받아 충남에서 10개교를 자기주도학습전형 시범학교로 선정했다. 천안에서는 올해 자율형공립고로 바뀐 업성고와 일반계 자율학교인 중앙고, 복자여고가 선정됐다.

 고교입시는 전기·후기 1·2차로 나눠 학생을 모집한다. 특목고, 특성화고, 자율형사립고는 전기에 학생을 선발한다. 이어 자율형공립고, 일반계자율학교, 예술·체육 중점학교(해당학과)는 후기 1차, 일반고와 나머지 일반계자율학교가 후기 2차에서 뽑는다.

 2011학년도에는 제일(특성화과)·병천(특)·성환(특)·천안공고·천안여상·천일고가 전기에 선발했고, 병천(일반)·성환(일반)·목천고가 후기 1차, 나머지 고교가 후기 2차에서 학생들을 모집했다.(제일고는 일반전형으로 후기 2차에도 선발) 하지만 일부 학교가 예년과 다르게 모집 일정을 변경하면서 10년 동안 이어온 공동접수창구 운영에 큰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천안 중앙고·복자여고가 2012학년도 모집일정을 후기 1차로 전환하면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운영된 고교입시 공동접수창구. [중앙포토]

“학생 먼저 뽑으면 우수학생 쏠린다”

중앙고와 복자여고가 모집 일정을 앞당기자 후기 2차에서 학생을 모집하던 나머지 일반계 고교들이 형평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비평준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천안지역 고교입시가 더욱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우수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는 도심지역 일부 학교는 “안 그래도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학교들인데 다른 학교보다 학생을 먼저 뽑으면 우수학생 쏠림이 심해질 것”이라며 향후 고교입시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고교선택제(비평준화 지역)를 시행하고 있는 천안의 경우 지난해 고입전형에서는 중상위권 학생들이 내신관리가 수월한 학교를 선택하면서 일부 고등학교의 쏠림현상이 다소 줄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들 학교의 학생 우선 선발은 지난해와 달리 고입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학교서열화가 고착될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천안학부모회는 성명에서 “충남교육청이 후기 1차에서 40명만 뽑지 않고 일반전형도 함께 실시한다는 일부 학교의 계획을 승인한 것은 우선 선발권한을 준 것과 마찬가지”라며 “학교서열을 초래하는 명백한 교육감의 재량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충분한 설명 부족했다” … 일부 학교도 일정 조정

중앙고와 복자여고의 모집일정 변경에 천안고도 후기 1차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내용의 입시전형요강을 최근 충남교육청에 제출했다. 천안고는 당시 자기주도학습전형 시범학교 조건에 해당됐지만(일반계자율학교) 후기를 1·2차로 나눠 선발하면 입시를 두 번 치러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아울러 천안고는 시범학교로 선정되더라도 40명의 학생만 후기 1차에서 뽑고 나머지 인원은 2차에서 모집해야만 한다고 판단했다. 이런 생각은 천안고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비슷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중앙고와 복자여고가 후기 1차 선발 계획을 밝히자 천안고도 서둘러 자체적으로 2012학년도 전형일정 분석에 들어갔다. 그 결과 일반계자율학교면 후기 1차에서 모집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천안고 관계자는 “충남교육청으로부터 자기주도학습전형 시범학교가 전체 학생을 후기 1차에서 선발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며 “뒤늦게 얘기를 듣고 시행 지침을 보니 일반계자율학교도 후기 1차에서 뽑을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모집요강 승인 신청을 냈다”고 말했다.

 충남교육청 한정도 장학사는 “일반계 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전기, 후기 1·2차에서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줄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고입제도개선이라는 큰 틀을 갖고 있지만 변화가 생기다 보니 민원이 생긴다. 아직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만큼 충분한 협의를 갖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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