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독 신문 ‘도청 파문’ … 런던 경찰청장도 사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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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스티븐슨 경찰청장

영국 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NoW)’의 휴대전화 해킹 스캔들과 관련, 신문 소유주 루퍼트 머독의 최측근 레베카 브룩스(43)가 체포되고 해킹 주모자와의 유착관계를 의심받던 폴 스티븐슨 런던 경찰청장이 사임하는 등 사건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머독의 아들 제임스(38)가 회장으로 있는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BSkyB) 이사회는 회장의 거취를 논의하기로 했다.

 영국 경찰이 17일(현지시간) 전화 해킹사건으로 폐간된 NoW의 사건 당시 편집책임자이자 모회사 뉴스인터내셔널(NI)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브룩스를 전화 해킹과 부패 혐의로 체포했다고 스카이 뉴스가 보도했다.

 브룩스는 이날 밤늦게 보석으로 석방됐다. 브룩스는 이번 사건으로 체포된 10명의 관계자 중 최고위급이다. ‘머독의 다섯째 딸’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의 총애를 받아 왔던 브룩스는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15일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와 관련,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머독이 그를 이번 사태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이사회는 제임스 머독 회장의 거취 문제를 투자자들과 논의해 28일 결론 내리기로 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스티븐슨 런던 경찰청장은 해킹 스캔들과 관련해 17일 사임했다. NoW와의 유착관계를 의심받던 와중에 신문의 전 부편집장이자 해킹 주도 혐의를 받고 있는 닐 월리스가 홍보 담당으로 있던 고급 스파를 올해 초 5주간 이용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나흘간의 아프리카 방문 일정을 이틀로 단축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한편 영국 데일리 메일은 영화배우 주드 로가 2003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NoW로부터 자신과 비서의 휴대전화가 도청당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미국에서도 법적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주드 로는 또한 머독이 소유한 영국 대중지 ‘더 선’이 전화 도청으로 확보한 내용으로 2005년과 2006년 4개의 기사를 실었다며 이 신문을 고소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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