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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가장 낮은 곳으로 가지 않고서는 민심을 알 수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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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지사가 경기도발(發) ‘무한섬김’ 철학을 인천시청에 전파했다.

김 지사는 18일 오전 7시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 모닝아카데미’ 특강에서 “생생한 민심 현장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것은 생화와 같아서 시시각각 바뀌는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1만 송이 조화보다 한 송이 민심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를 사실인 것처럼 생각하는 순간, 그 권력자는 망한다. 역사의 철칙”이라며 민생현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신의 도정 운영철학을 밝혔다.

김 지사가 특강자로 나선 ‘모닝아카데미’는 인천시민과 공직자를 대상으로 인천시청이 월 1회 개최하는 강연행사로, 경기도가 주 1회 여는 희망경기포럼과 유사하다. 이날 특강에는 인천시 공무원과 유관기관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자치와 분권으로 통일 강대국을 만들자’란 주제로 1시간 동안 강연한 김 지사는 수도권 형제인 경기와 인천이 서해안 동반자로 협력해 통일강대국을 만들자며 평소 소신을 밝혔다.

강연 후에는 송영길 인천시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들과 조찬을 함께하며 경기와 인천의 상생발전 방안과 정치적인 현안을 논의했다. 이어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주재 기자들과 간담도 나눴다.

강연 첫머리에 김 지사는 “부천시 소사구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인천생활권이고, 아내 고향이 고흥인데 송영길 인천시장과 동향”이라며 인천과 인연이 깊다고 말했다. 경기와 인천의 지역적 친밀성도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인천은 30년 전, 강화도는 16년 전에 경기도에서 나뉘었다. 서울·경기·인천이 하나의 생활권이어서 개인적으로 가깝고, 지역적으로도 인천이 특별히 다른 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나라 발전에 호국과 개방의 성지인 인천이 큰 역할을 했다. 경기도와 한 집안으로서 세계 중심도시로 발전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관문이자 자랑인 인천공항을 치켜세운 김 지사는 “서울·경기·인천 세 지역을 더해 통합 운영하지 않으면 동경이나 북경과 경쟁단위 자체가 안 된다.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힘을 합쳐 인천을 대한민국 얼굴로 발전시킬지 경기도민과 인천시민이 협력하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에서 김 지사는 최접경지인 경기도와 인천시가 공동 추진하는 말라리아 남북공동 방역사업의 배경과 성과을 설명했다. 수도권을 1시간 생활권으로 묶는 GTX의 조기 추진 의지도 밝혔다. 또 경기도의 황해경제자유구역과 인천시의 송도경제자유구역이 LH의 사정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현 상황을 진단하며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김 지사는 “우리나라는 지방선거만 있지 지방자치는 없다. 지방정부의 세수 자체가 적고 권한이 작기 때문에 경제자유구역 추진 문제를 자체적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여러 성(省)과 비교해보면 대한민국이 수도권이냐 아니냐 할 정도로 큰 나라가 아니다. 이래선 허브가 안 된다. 게다가 남북이 나뉘었는데 통일과 통합의 리더십이 가장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제헌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이승만, 박정희 등 역대 대통령의 업적을 재조명해야 하고, 남북이 하나가 돼 통일강대국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조찬 후 시청 주재 기자들과 간담을 나눈 자리에서 김 지사는 NLL 등으로 남북 간 긴장이 팽배한 백령도와 서해 5도를 관광산업특구화해 안보 평화지역으로 만들려는 인천시의 계획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하면서 이 지역의 규제 완화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할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햇볕정책 등의 평가를 묻자 “기본적으로 통일은 돼야 한다. 북한이 중국처럼만 하면 좋겠다. 남북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가 원하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한편, 김 지사의 이날 특강에 대한 답방으로 송영길 인천시장 또한 21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강연할 예정이다. 일명 ‘핑퐁 특강’이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4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초청으로 충남도청에서 특강을 한 바 있다. 이어 안 지사가 5월 2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참여와 자치, 지방정부 혁신의 길’을 주제로 강연했다. 따라서 다른 시·도와 상생협력을 강화해온 김 지사로서는 이번이 두 번째 ‘핑퐁 특강’이다.


동영상 취재 : 제이큐브 김영, 봉필성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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