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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인력, 신생기업으로 이동중

중앙일보

입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조업과 같은 전통적인산업에서 유수의 인터넷 업체로 이뤄졌던 인력 이동이 이제는 다수의 신생 인터넷업체쪽으로 급속한 방향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인터넷 시대를 연 선구자로 평가받는 넷스케이프 경우, 1년전 아메리카 온라인(AOL)에 의해 인수된 이후 전체 2천 3백여명에 달하는 인력 중 절반 가까운 직원이 이미 신생 인터넷 업체로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언 플래닛, 맘보, 아이-드라이브 등 이름조차 생소한 인터넷 업체로 진출한 이들은 전에 근무하던 회사의 규모가 너무나 커지는 바람에 자신들의 관심분야가 제대로 사업에 반영되지 못한다는 점을 주요한 이직의 이유로 내세운다.

인터넷 사업가들에게는 전설적인 존재인 넷스케이프의 공동 창립자 마크 앤드리슨도 AOL과의 합병 후 기술분야 최고담당자에 임명돼 돈과 명예를 누릴 수 있었지만 결국 6달후 그 자리를 뛰쳐 나와 예전에 함께 일하던 동료 3명과 함께 인터넷 관련업체를 신설했다.

물론 각 업체로부터 취득하는 스톡 옵션과 자신들의 상품이 거대 업체에 의해 상품화됐을 때 받게 되는 금액도 신생 인터넷 업체를 찾아 떠나는 이들에게는 큰 매력이다.

살벌한 경쟁속에서 이들이 내놓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신개발품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그리고 AOL과 같은 거대 인터넷 업체들의 집중 표적이 되고 결국은 이들에 의해 가공돼 소비자들과 만난다.

거대 업체들은 신생 인터넷 업체들을 연구개발의 방대한 산실로 간주, 독창적인아이디어에 돈을 대 주고 이들이 생산해 내는 새로운 상품을 실용화 시키는 등 태동기부터 성공적인 궤도에 오르기까지 이들 업체들을 후원한다.

거대 업체들은 수 천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연구소를 설립해 신기술을 획득하고 적용하는 과정은 공간적 시간적 제약이 너무나 커 인터넷 산업의 변화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도처에 산재해 있는 이들 신생 인터넷 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시스코 시스템의 경우 신제품 출시 사이클은 점점 짧아지고 있고 소비자는 기다리지 않는 상황에서 한정된 시간내에 새로운 생산 라인을 사내에 설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지난 93년 이후로 150억 달러를 들여 모두 51개의 회사를 사들여 소비자들의 욕구에 부응해 왔다.

벤처 기업의 성지라는 실리콘 밸리를 고집하지 않고 캘리포니아 도처에 정확한 수자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탄생하고 있는 신설 인터넷 업체들은 이제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에 대한 도전자로서가 아니라 거대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미래 인터넷 산업을 주도하는 주류로서 자리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분야에 대한 연구인력의 계속적인 관심과 효율적인 경영의 측면에서 이들에 대한 후원에 적극적인 기업의 입장이 맞물려 앞으로도 이러한 신생 인터넷 업체로의 엑소더스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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