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서 장애인 사물놀이패 창단

중앙일보

입력

"장애인들의 신명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

충북 음성군 장애인연합회(회장 韓命錫) 는 군으로부터 악기지원 등을 받아 지난 8일 장애인 사물놀이패 '곰두리' (가칭) 를 창단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재활의지를 스스로 다지기 위해서다.

단원들은 모두 10명. 꽹과리 2명, 장고.북.징 각 1명 등 5명씩 2개조로 운영된다. 이들은 지체장애인이어서 비록 걷는 데는 불편할지 몰라도 악기 배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두 명은 한 팔밖에 없어 징이나 북을 맡았다.

이들은 11일 군내에서 국악공연으로 이름난 삼성향악단의 李병림 단장 지도로 첫교습을 받았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신나게 몰입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네요. " 모두가 '왕초보' 인 이들은 첫 연습을 마치고 이구동성으로 "단원으로 가입하길 잘한 것 같다" 며 구슬땀을 훔쳤다. 이들은 앞으로 생업에 지장이 없는 매주 토.일요일에 만나 연습할 계획이다.

이들이 사물놀이패를 구성키로 한 것은 지난해 9월. 자매결연 교류를 위해 음성을 방문한 일본 야마나시현 고후시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이곳 여성 사물놀이패의 공연에 열광한 것을 보고 자신들도 박수를 받아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 다행히 군에서 악기 구입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아 창단을 보게 됐다.

처음에는 다들 반응이 시큰둥해 단원모집도 어려웠다. 하지만 협회 운영위가 앞장서 '우리도 할 수 있다' '뭔가 보여주자' 는 분위기를 조성하자 참여가 잇따랐다' 韓회장은 "1차 목표는 올 4월 장애인의 날 초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 이라며 "수준을 올려 9월 예정된 일본 방문 때 그쪽 회원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고 장차 정기공연도 가질 계획"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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