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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뷰] 굴뚝기업들 살아난다

중앙일보

입력

코스닥 시장에서 전통적인 '굴뚝기업' 두 곳이 나란히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특.파워텍은 각각 지난 1월 20일, 27일부터 14일 현재까지 하루도 빼지 않고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두 종목의 공통점은 외국인투자가 뒷받침됐다는 것. 동시에 사업목적을 인터넷 관련사업으로 바꾸었다. 전체 주식수도 많지 않아 매물도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 결과 상한가 매수잔량만 쌓이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 재일교포 손정의 사장의 소프트뱅크, 시게다 야스미쓰의 히카리통신이나 홍콩의 리카싱이 이끄는 허치슨그룹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 상한가 행진의 배경〓코스닥 등록업체인 파워텍은 보일러의 송풍기 등을 만드는 회사다.

인터넷 투자를 하는 리타우어그룹이 파워텍의 지분 50.7%를 인수한 뒤 상한가를 지속, 14일 현재 73만4천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달여 만에 주가가 30배 이상 뛰어오른 것.

리타우어가 추진하는 파워텍의 변신은 바로 아시아 인터넷 투자의 전초기지다. 리타우어그룹의 崔유신 회장은 "우선 파워텍의 기존 업무를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사업으로 탈바꿈시킬 계획" 이라고 말한다.

"그 뒤 테크놀로지 거래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로 영역을 확대하고 온라인 솔루션업체들에도 장차 투자할 것" 이라고 한다.

홍콩에 주로 거주하는 한국계 미국인인 崔회장은 인터넷 업체에 대한 투자나 인수.합병 등을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유력 경제주간지 포천의 커버스토리에 'e-딜의 예술가' 로 소개된 바 있다.
그가 최근 아시아 인터넷의 지주회사로 키워온 아시아넷만 해도 현재 거느리고 있는 회사가 한국.홍콩.중국 등에 15개나 된다.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넷이 조만간 아시아 최대규모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특이란 회사는 유류와 화공약품 운송업체다. 동특은 굿모닝증권의 최대주주인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에 경영권을 넘기고 유.무상 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힌 뒤 지난 1월 20일부터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중간에 유.무상 증자에 따른 권리락을 하고도 14일 현재 주가가 19만6천원에 이른다.

그러나 파워텍은 외국인이 직접투자로 50% 이상 지분을 확보한 회사인데 비해 동특은 외국인 펀드가 간접적으로 일정 부분을 투자한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성격이 다르다.

◇ 기업의 변신은 무죄〓이같은 현상은 해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월 홍콩의 조그마한 염색업체인 충와개발을 인수했고 곧바로 인터넷 투자의 전초기지로 변모시켰다. 1월초 0.30홍콩달러였던 주가가 지난 13일 8.8홍콩달러로 무려 3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히카리통신도 배터리 제조업체인 골든파워를 인수했고 이름도 히카리통신인터내셔널로 변경, 주가를 31배 이상 끌어올렸고 리카싱의 허치슨그룹도 미국의 최대 인터넷 투자회사인 ICG와 손잡고 홍콩의 장난감 회사인 하버링을 사들인 뒤 온라인 비즈니스 회사로 변경시킨다고 발표해 주가를 25배 이상 치솟게 했다.

대신증권 기업금융팀 김태규 차장은 "주가급등에 의아해 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그 배경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며 "회사를 넘긴 기존 주주나 이를 인수한 외국계 자본 모두 이득이 되는 '윈-윈' 전략"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기업 인수.합병(M&A)이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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