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 전력 점검] 수원·삼성, "최고 골잡이 자웅 겨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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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10개 구단이 저마다 알찬 전력보강을 한 올해는 어느 해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런데 각 팀이 자신있게 내놓는 '우량주' 들은 다른 팀의 '기대주' 와 묘한 라이벌 관계를 갖고 있어 흥미를 끈다. '라이벌 구도로 본 2000 프로축구' 시리즈를 연재해 올 프로축구 판도를 점쳐본다.

김도훈(30.전북 현대)에게 있어 황선홍(32.수원 삼성)은 언제나 넘어야 할 높은 산이었다. 좀 따라잡았다 싶으면 한 걸음 성큼 달아나 있는 얄미운 존재이기도 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김은 황의 대체요원이었고 먼저 진출했던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도 득점왕은 황이 차지했다.

나란히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한국 프로축구에 복귀한 이들은 올시즌 득점왕을 놓고 또다시 양보없는 싸움을 벌이게 됐다.

김도훈의 각오는 남다르다. 올해야말로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2인자 콤플렉스' 를 떨칠 절호의 기회라고 믿기 때문이다.

J리그 2년동안 득점위치 선정과 강약을 조절하는 슈팅 테크닉에 눈을 떴다고 말하는 김은 팀에 복귀한 뒤 여덟차례의 연습경기에서 무려 7골을 퍼붓는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전주 훈련장에서 만난 김은 "득점왕은 물론 팀우승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 며 자신감을 보였다. 전북 최만희 감독도 "김의 슛감각이 훨씬 정교해졌다" 며 김도훈의 활약여부에 팀의 우승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황선홍은 느긋한 표정이다. 국내 프로리그 복귀전인 지난 12일 수퍼컵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못했지만 개의치 않는다. 허리가 좋지 않아 제대로 연습을 못했기 때문이다.

몸이 정상으로 회복되면 '황새' 의 진면목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고종수.서정원.데니스.루츠 등 화려한 미드필드진의 든든한 '후원' 을 받는다는 점에서도 그는 득점왕 1순위 후보다.

수원 김호 감독은 "황은 붙박이 원톱이다. 그의 골결정력은 국내 최고" 라며 신뢰를 보냈다.

정규리그 3연패를 노리는 수원과 첫우승에 도전하는 전북의 시즌 성적은 황선홍 - 김도훈 두 라이벌 대결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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