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형순 사장] "아이디어 곧바로 제품화, 스피드경영 대기업은 못해"

중앙일보

입력

- 로커스의 핵심은 부가 통신서비스인데 국내에선 전체 통신시장의 5%에 불과하다. 시장이 작아 성장에 한계가 있지 않을까.

"올해부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현재 통신관련 TV광고의 대부분이 부가 서비스다. 그동안 통화료만 생각했던 업체들이 매출을 늘리려면 포화상태에 이른 가입자 유치보다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창조해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통신업체 매출의 30%가 부가 서비스다. "

- 지금까지는 로커스가 틈새시장에 먼저 뛰어들어 성공했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대기업.중소 벤처들이 다 뛰어들텐데.

"우리는 항상 먼저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해 왔다. 한국통신.SK텔레콤 등 대표적인 통신업체들이 우리 제품을 쓰는 것도 아이디어와 기술력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국내에서 경쟁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 조만간 깜짝 놀랄 만한 해외 사업이 발표될 것이다. 부가 서비스 시장은 아이디어를 바로 제품으로 내놓는 스피드 경영이 필요한데 대기업은 우리를 못 따라 온다.
"
- 로커스의 서비스는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고 하는데.

"기술분야에서 우리보다 나은 기업이 분명히 있다. 다만 부가 서비스는 기술보다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 최근 휴대폰 업체에서 10대를 겨냥해 선보인 '틴틴' 상품이나 한국통신이 제공할 '신 지능형 114안내전화' 의 경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로 만들어낸 서비스다. 외국에서는 부가 서비스 비중이 크지만 상품은 몇 개 없다. 외국 통신업체에 우리 제품을 보여주면 깜짝 놀란다."

- 우리나라 기업들은 기초기술이나 마케팅보다는 모방기술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다. 로커스도 통신분야의 기초기술은 약하지 않나.

"국내 기업들이 요령으로 경쟁력을 찾는 것은 맞다. 로커스도 기본적으로 기초기술이 탄탄하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그래서 그동안 인력채용에 심혈을 기울였다. 해외 우수인력도 끌어들여 10여명의 임원 중에 담당 업무에서 세계 최고가 아닌 사람이 없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로커스를 좋게 평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벤처창업은 대개 이공계 출신의 엔지니어들이 주도했다. 인문계 출신으로서 어려운 점은.

"우리 임원 중에는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데도 기술자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도 많다. 지식이 필요하다면 그런 우수 인재를 채용하면 된다. 다만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 출신 경영자에 비해 약점이 있다면 후배들을 데려다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출신 학맥을 따지는 우리 나라 현실에서 즉시 즉시 인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게 아쉽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