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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자올림픽 치러 강원경제 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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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강원도 민생현장 탐방에 나선 최문순(왼쪽) 지사가 12일 오후 속초관광수산시장을 찾아 시장 상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장맛비가 줄기차게 내리는 12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속초 관광수산시장을 찾았다. 최 지사는 상인들과 점심을 같이하며 고충을 들었다. 이어 그는 설악동으로 옮겨 재개발 등과 관련해 주민과 간담회를 했다.

 4·27 보궐선거에 당선해 취임한 지 2개월 반. 최 지사는 이 기간을 1년 이상처럼 바쁘게 지냈다. 2018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내외를 다녔고, 마침내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를 두고 최 지사를 ‘행운아’라고 부른다. 그는 이를 부인하지 않지만 행운아로 머물러 있기에는 강원도의 사정이 절박하다고 생각한다. 최 지사는 “ 취임 후 도내 곳곳을 다니면서 강원도가 한계상황에 이르렀음을 느꼈다”며 “투자를 일으켜야 하는데 그럴 여력과 방법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8 겨울올림픽으로 타개책을 삼을 계획이다.

 -겨울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낙관적인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겨울올림픽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올림픽을 치른 후 빚더미에 오른 사례가 많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우선 흑자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 릴레함메르처럼 올림픽 후에 외국 관광객이 오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 민생과 경제올림픽이다. 주민 삶에 기여하는 올림픽이 돼야 한다. 건설업자만 이득보고, 엘리트 선수들만 경기하는 대회는 안 된다. 세 번째는 균형올림픽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지역만 투자돼서는 안 되며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와 함께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남북이 공동 번영할 수 있는 평화올림픽 등 5원칙을 잠정적으로 정했다.”

 -경기장 건설비의 국·도비 분담은.

 “민주당에 국비 분담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신경 쓰이는 것은 도로와 철도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경기 이벤트보다 더 중요하다. 2017년까지 27조원이 완전히 투자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겨울올림픽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강원도의 이익을 최대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 확보는 물론 올림픽특구를 경제자유구역 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해 법률적 재정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최 지사는 13일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황우여 원내대표를 만나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직 최문순 지사다운 정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생각 자체는 진보적이고 급진적이지만 실현 과정은 정교해야 한다. (다른 의견을) 존중하면서 추진하겠다. 과감하게 하면 더 더디 갈 수 있다. 서로 이해하고 동의를 받을 수 있는 한도에서 정책을 펴겠다.”

 -조직개편 필요성도 제기된다.

 “1996년 이후 개편다운 조직개편이 없었다. 환동해출장소 같은 케케묵은 이름도 그대로다. 현대적 조직으로 개편하겠다. 그러나 위에서 강압적으로 하지 않고 노조를 비롯한 직원의 치열한 토론을 거치겠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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