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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자고 일어나면 두통? 수면 이갈이 의심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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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면

강승철
천안 연세우일치과
구강내과 과장

이를 악물거나 가는 것은 낮이나 밤에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인 행위다. 깨어있는 동안 나타나는 이 악물기 또는 이갈이는 특히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화가 날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많이 나타나며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악습관이 있을 경우 본인으로 하여금 깨닫게 하고 습관을 고쳐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수면 중에 나타나는 이갈이는 다르다. 수면 이갈이는 잠을 자는 동안 무의식 중에 나타나며 깊은 수면단계에서 얕은 수면단계로 전환될 때 주로 나타난다. 이러한 양상이 잠을 자는 동안 수차례 반복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아프거나 입이 잘 안 벌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수면 이갈이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질환과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 수면 이갈이를 일으키는 이갈이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이갈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스트레스, 불안감, 수면무호흡증, 코골이, 술, 담배, 카페인, 약물 등이 있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이갈이가 발생할 때 뇌 활동과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는 중추신경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이갈이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에는 부정교합이 이갈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돼 왔으나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이갈이의 발현 빈도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데 어린이에게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며 65세 이상에서 가장 낮다.

많은 사람들이 가끔씩 이를 악물거나 이를 갈지만 규칙적으로 하거나 이로 인해 문제가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본인은 이갈이를 자각하지 못하지만, 같이 잠을 자는 사람이 지적을 하거나 치아의 마모된 흔적을 본 치과의사가 지적함으로써 알게 된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수면 이갈이를 의심해 봐야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나며 턱이 뻐근하거나 아프고 두통이 있는 경우, 치아의 마모가 심한 경우, 턱 근육이 비대한 경우에는 이갈이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치아가 전체적으로 과민한 경우도 이갈이에 의해 나타날 수 있다. 수면 이갈이는 일반적으로 치과의사에 의해 병력청취 및 임상검사로 진단되거나 가끔은 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

수면 이갈이의 치료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주로 교합안정장치치료를 통해 이뤄진다. 교합안정장치치료의 주목적은 치아가 마모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지만, 부가적으로 턱 관절통증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교합안정장치는 연한 것 보다는 단단한 장치가 더욱 효과적이다.

강승철 천안 연세우일치과 구강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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