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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스페셜 - 화요교육] 뉴스위크 선정 미국 ‘기적의 공립고’ 톱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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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기적을 일군 10개 공립고교를 주목하라.”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가 지난달 미국 전체 공립고 500개에 대한 평가 결과(America’s Best High Schools 2011)를 발표하면서 그 가운데 10개 고교를 지목했다. 이들 학교는 저소득층 학생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최고의 교육 성과를 내 ‘기적을 일군 학교(10 Miracle high schools)’로 선정됐다.

 열악한 환경에서 기적 같은 성과를 낸 이 학교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학교 홈페이지와 미국 교육부 등에 공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10곳의 특징을 분석했다.


①뚜렷한 교육목표가 있다

 기적을 일군 학교 중 1위를 차지한 캘리포니아의 프루스 스쿨은 저소득층 가정에 4년제 대학 졸업자를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선지원 후추첨으로 신입생을 뽑는데 지원자격은 단순하다.

부모가 모두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이 아니어야 하고, 학생 본인의 대학 진학 의지가 강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학교는 이런 조건의 학생들을 받아 철저히 교육시켰다. 졸업생의 99%를 대학에 진학시켰다.

8위 스탠턴 칼리지 프렙스쿨도 ‘대학 예비학교’라는 이름에 걸맞게 누구나 AP(대학과목 선이수 프로그램)를 4개 과목 이상 이수해야 한다.

텍사스주 메르세데스 헬스 프로페션스 고교(2위) 관계자는 “철저한 직업교육으로 의료, 보건 분야에 취업시켜 가난에서 벗어날 길을 제시한다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②더 많이 가르친다

 프루스 스쿨의 연중 수업일수는 주정부 기준(180일)보다 많은 198일이다. 하루 수업 시간도 한 시간 긴 7시간이다. 4위에 오른 YES 프렙 노스 센트럴도 다른 공립고보다 수업시간이 더 길고 주말에도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열정적이고 실력 있는 교사를 발굴하려고 애쓴다.

 10위 서밋 프렙 차터 고교 학생들은 학생 간 멘토시스템을 활용해 학습 성과를 높였다. 학생들끼리 서로 멘토링을 해주며 정규수업이 끝난 뒤 그날 배운 것을 복습하고 숙제를 안 해오면 ‘나머지 공부반’을 만들어 숙제를 다 해야 귀가할 수 있다. 이 학교 졸업생의 100%가 대학에 진학한다. 토드 딕슨 교무과장은 “마법 같은 건 없다”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훌륭한 교사를 모셔온 결과”라고 말했다.

③맞춤형 교육서비스

 프루스 스쿨은 중·고교 통합과정인 6년간 같은 교사가 계속 담임을 맡는다. 전교생이 중식 지원을 받는 이 학교 특성상 대학 진학 때까지 학생을 안정적으로 지도하고 상담하기 위해서다.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위한 개인지도도 학교가 제공한다.

YES 프렙 노스 센트럴스쿨은 학생 30명당 상담사 한 명을 배치해 학생이 졸업할 때까지 수시로 상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대학 원서를 쓰거나 대학 진학 시 장학금 조달 방법 등도 상담사와 의논한다. 스탠턴 칼리지 프렙 스쿨(8위)에서는 교사들이 주1회 모임을 갖고 성적이 떨어진 학생들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며 이들을 도울 방법을 궁리한다.

④저소득층 학생 집중 지원

 YES 프렙 노스 센트럴 고교 관계자는 “도시 빈민을 줄이려면 저소득층 출신 4년제 대학 졸업생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 ‘저소득층의 가난 대물림을 끊어야 우리 지역이 발전한다’는 사명감으로 지역사회가 교육에 적극 뛰어들고 있었다. 프렙 노스 센트럴 고교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도 수백 시간의 자원봉사를 의무화해 봉사를 통해 배우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고교와 대학 간 실습과 멘토링도 활발하다. 헬스 프로페션스 고교도 "지역 경제가 발전하려면 저소득층 히스패닉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필수”라고 밝혔다.

⑤차별화된 공립학교

 공립 10곳 가운데 한국의 자율형 공립고와 비슷한 차터 스쿨이 5곳, 특성화·특수목적고와 비슷한 마그넷스쿨이 4곳이다.

일반 공립고와 비교할 때 학교 운영상 자율성이 크고,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지닌 학교들이다. 나머지 한 곳(워싱턴주 밸뷰의 인터레이크고교) 역시 지원자 가운데서 입학생을 선발했다. 거주지 인근 학생을 강제 배정받는 일반 공립고와 달랐다.

박수련·김민상 기자

◆마그넷 스쿨(magnet school)=과학·컴퓨터·외국어·예술 등 특성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공립학교. 해당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자석(magnet)처럼 끌어당기는 학교라는 의미다. 인종·빈부에 따른 학력 격차가 심해지면서 슬럼화되는 공립학교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학군에 따라 배정하지 않고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학생을 선발한다.

◆차터 스쿨(charter school)=미국의 각 주정부 예산으로 운영되지만 학교가 교육과정과 예산 집행에 독립적 권한을 가지는 공립학교. 공사립의 장점을 살린 대안학교로 마그넷 스쿨과 함께 미국 연방정부의 공교육 개혁 프로그램의 상징이다. 매년 학교 평가에 따라 주정부가 예산을 차등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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