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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령자 도미니카서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금까지 확인된 인류 역사상 가장 긴 수명을 누린 노인이 발견됐다.

LA타임스는 7일 도미니카 포츠머스의 한 할머니가 1백25세인 것으로 밝혀져 곧 최장수 세계기록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3세기에 걸친 삶으로 불로장생의 상징이 된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이스라엘. 타임스에 따르면 수년전부터 제대로 거동을 못하고 지난해 시력을 완전히 잃었지만 라디오를 즐기고 정상적으로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육류를 포함한 모든 음식을 섭취하며 향수와 귀거리로 멋을 부리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나이가 뒤늦게 밝혀진 것은 그동안 출생에 관한 기록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 홀어머니에 의해 길러진 그녀는 자신의 정확한 생년월일을 모른채 살아왔고, 행정기관에는 이름조차 등록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말 성당의 세례 기록을 통해 1875년 1월 출생직후 세례를 받은 기록이 발견됐다.
판자집에 혼자 살고 있는 그녀를 돌봐온 한 이웃이 "나중에 장례를 치뤄주려면 나이를 알아놔야 겠다" 며 낡은 성당문서들을 뒤진 것이었다.

이후 소문을 들은 한 라디오 방송 진행자가 이스라엘의 기억과 친척의 증언 등을 추적한 결과 1백25세가 맞는 것으로 재확인 됐다.

이 진행자는 그 뒤 세례기록과 자신이 수집한 증언 등을 기네스북에 제출했고, 기네스북측은 자료 검증을 거쳐 올해 10월 발간되는 최신판에 이를 게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최장수 기록은 1997년 숨진 프랑스 여성 진 칼멘의 1백22세이며, 생존자 중에는 영국 여성 에바 모리스가 1백14세로 최고령이다.

13살 때부터 코코넛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엘리자베스는 1백4세까지 90년 이상 거친 일을 해왔으며 50세에 결혼을 해 자녀를 두었으나 일찌기 집을 떠났다.
특별한 기술은 없었지만 오랜 경력을 인정받아 농장에서는 늘 작업반장을 맡았다.

주위사람들이 전하는 그녀의 장수 비결은 '평온한 마음가짐' 과 건전한 생활습관. 다른 사람들과 다투거나 허튼 욕심을 부리는 법이 없었으며, 평생 술은 입에 대지않았고 담배는 잠시 피우다 1백년전에 끊었다는 것이다.

캐러비안 지역의 환경도 건강에 한몫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은 국가 중의 하나인 도미니카에는 이스라엘이 살고 있는 마을에만 1백세 이상의 노인이 10여명일 정도로 고령자가 많다.

이스라엘은 나이가 알려진 뒤 유명인사가 됐다.
지난 1월 27일 수백명의 인사가 몰려와 함께 생일잔치를 벌였고 한 슈퍼마켓은 평생 식료품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또 일주일 뒤에는 로지 더글러스 도미니카 총리의 취임식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상언 기자 <joo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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