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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남자배구 판도 `병풍'에 흔들

중앙일보

입력

남자배구 판도가 `병풍(병풍)'에 뿌리째 흔들리고있다.

슈퍼리그 4년 연속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의 주전들이 대거 군에 입대하고 해외에서 용병이 건너옴에 따라 실업팀들간 전력 평준화 현상이 뚜렷한 혼전의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LG정유의 아성을 깨고 10년만에 전성시대를 열어제친 여자부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삼성은 이번 슈퍼리그 우승과 동시에 안팎으로부터 강요된 `제2의 창단'을 선언했다. 지난해 센터 김상우와 레프트 권순찬, 차상현을 군으로 보낸 삼성은 올해엔 세터 방지섭과 레프트 김기중, 리베로 손재홍의 입대를 확정하고 라이트 장병철과 대표팀 주포 신진식도 대상에 올려놓았다.

국가대표팀 사령탑인 신 감독은 올 시드니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군복무가 면제되는 혜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전력상 한국은 세계 6, 7위 수준에 불과해 선뜻 `도박'을 걸 수도 없는 형편이다.

특히 삼성은 앞으로 2년간 신인드래프트 1, 2라운드 참가가 봉쇄돼 신인 보강조차 여의치 않다.

반면 삼성의 라이벌 현대자동차와 LG화재, 대한항공은 군에 가는 주전이 별로없고 삼성의 `싹쓸이' 스카우트에 따른 반대급부로 2년간 드래프트에서 `알짜'들을 챙기게 돼 대조적이다.

대한항공의 세터 김경훈의 입대가 확정됐을 뿐 현대와 LG는 주전 대부분이 면제됐거나 복무를 마쳤다. 빠르면 올해말 프로화를 앞둔 남자실업팀들은 특히 대한배구협회의 적극적인 용병 수입 움직임에 기대감을 표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G화재 김찬호 감독은 "일본처럼 용병이 팀전력의 30∼40%를 맡아주면 어느 팀이라도 승리를 낙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호 협회 부회장은 "배구인기 제고를 위한 용병 수입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내년에는 실업팀간 전력이 평준화돼 배구가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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