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5대 상사 벤처 투자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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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남윤호 특파원]미쓰비시(三菱).스미토모(住友).이토추(伊藤忠)상사.미쓰이(三井)물산.마루베니(丸紅)등 일본의 5대 종합상사가 정보기술(IT)분야의 벤처기업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전통적인 무역.유통업에서의 부진을 벤처기업 투자로 만회하려는 심산이다.

마루베니는 지난해말 일본-미국 및 미국-영국간 해저 케이블 부설 및 운영사업을 추진할 GBS를 설립하고 올해중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현재 GBS의 자산가치가 마루베니 본사에 맞먹는 5천억엔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마루베니의 주가는 1년전에 비해 2배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미쓰비시상사도 위성통신 및 지역통신망 사업을 하는 우주통신.도쿄통신네트워크에 각각 출자하고 있다.

이토추상사는 인터넷사업을 특화시켜 자회사를 세우거나 해외기업과 합작으로 벤처기업에 출자하고 있다.

이토추의 경우 올해 우주정보.멀티미디어 분야에서 70억엔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가운데 절반은 사업수익이 아닌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올릴 계획이다.

현재 이들 종합상사가 벤처기업에 투자해 성공한 실적은 건수 기준으로 20~30%에 불과하지만 기업공개로 얻는 투자이익은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이토추는 이미 IT사업의 투자를 통해 1조엔에 달하는 평가익을 올리고 있다.

마루베니는 1주일에 평균 1건씩 미국의 인터넷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들이 벤처투자에 역점을 두는 것은 무역.유통사업에서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평균 0.24%에 불과한데다 부동산 투자사업의 부실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자꾸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토추의 경우 1999년 결산에서 매출이익이 6천4백17억엔을 내 종합상사중 1위를 기록했으나 업무이익은 3백95억엔에 불과했다.

마루베니도 5천2백23억엔의 매출이익을 냈으면서도 업무이익은 3백39억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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