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 잇단 폭발… 기후 흔든다

중앙일보

입력

◇ 잦아진 화산 폭발 문제 없나

미국 노스다코다대 지질조사팀에 따르면 최근 수년사이 활동을 시작한 화산은 매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화산활동은 96년의 경우 9건에 불과했으나 97년 14차례, 98년 16차례에 이어 지난해에는 21차례로 늘어났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도 화산폭발은 20차례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화산폭발이 이처럼 잦아진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강원대 이문원 교수는 "10년 혹은 20년이란 ''짧은'' 지질학적 시간 단위로는 뭐라 이유를 말할 수 없다" 고 밝혔다.

전지구적으로 화산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최근 잦은 화산 폭발은 환태평양 지진대에 집중돼 있다. 일부에서는 최근 일본.대만 등에서 대형 지진이 잇따르고 있음을 들어 환태평양 지진대가 활동기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학자들은 신중하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쪽이다.

◇ 화산 폭발이 기후변화를 부른다

화산 폭발의 간접적인 영향은 종종 직접적인 피해 규모를 훨씬 뛰어 넘는다. 대표적인 게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다.

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인한 지구의 기후 교란이 대표적이다. 화산재가 수십㎞ 상공까지 치솟으며 태양 빛을 차단하는 바람에 지구의 대기 온도가 고위도 지방에서는 올라가고 그밖에 지방에서는 평균보다 0.4도 안팎으로 떨어졌다.

학자들은 "화산 분출물 중 아황산가스는 오랫동안 성층권에 머무르면서 구름 형성을 돕는 바람에 온도가 떨어진다" 고 말했다.

피나투보 화산 폭발의 영향은 폭발 3년후인 94년까지도 뚜렷하게 관측됐다. 지난 1일 폭발을 시작한 필리핀의 마욘 화산도 다량의 아황산가스를 뿜어내는데다 두세차례 대형 폭발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지구 기후를 교란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다행히 아이슬란드 헬카 화산은 아황산가스 대신 용암분출이 많은 타입이어서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에너지(마그마.분출물 등) 가 땅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화산에서는 용암 등이 녹아내리는 이른바 ''일출(溢出) '' 형 화산활동이 흔한 반면, 지표 가까이에 에너지가 몰려있을 땐 마욘 화산처럼 ''폭발'' 형태를 띤다.

◇ 한반도에서도 화산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

백두산.한라산.성인봉(울릉도) 등은 대표적인 화산들. 이중 한라산과 성인봉은 에너지가 고갈되다시피 한 상태라 활동을 재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백두산은 잠시 쉬고 있을 뿐 언제든지 대형 활동이 가능한 화산이다. 실제 중국 지질연구팀 등의 조사에 따르면 백두산 지하 10~30㎞에 백두산 천지보다 더 큰 크기의 마그마가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두산 주변에서 지진이 자주 관측된다든가, 온천이 흔한 것도 백두산이 언젠가 폭발할 화산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백두산 천지는 약 1천년전 폭발 때 형성된 것이다. 이밖에 포항 근처 해저에는 과거 분출 흔적이 있는 해저 화산들이 있지만 이들이 활동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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