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애틀란타 2000시즌 전력분석

중앙일보

입력

도대체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최강의 전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가.

비록 월드시리즈와는 별로 인연이 없었지만 그래도 내셔널리그 챔피언만큼은 독식하다시피하는 브레이브스의 전력은 올해도 막강 그 자체다.

물론 약간의 변화는 있다. 지난 연말 구원투수 잔 로커의 아시아계 여성과 동성연애자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일어난 물의에 구단 자체가 두달 넘게 어수선한 분위기에 빠졌으며 주전선수들의 부상, 그리고 새 얼굴의 영입 등이 전력약화의 요인은 된다.

그럼에도 브레이브스를 여전히 ‘브레이브스답게’ 유지시키는 것은 막강 투수진의 건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변화구 투수인 그렉 매덕스를 비롯해 탐 글레빈, 케빈 밀우드, 잔 스몰츠같은 최고의 투수를 왜 다른 구단은 비싼 값을 주고라도 데려가지 않고 브레이브스에 그대로 놔두는지 모를 일이다.

게다가 제5선발에 들어갈 것이 확실한 브루스 첸도 장래가 유망한 재목이며 그가 아니더라도 테리 머홀랜드와 오달리스 페레스 등 써먹을 투수가 너무 많은 것이 오히려 코칭스탭의 즐거운 고민거리다.

마무리 투수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재능은 출중하지만 입방정으로 말썽을 빚은 잔 로커의 한달간 장기결장이 우려됐지만 최근 출장금지가 대폭 완화된데다가 구단으로서는 오히려 말썽을 빌미삼아 30만달러란 헐값에 그와 재계약을 맺었으니 속으로는 웃음이 터져나올 지경이다.

그리고 로커가 아니면 케리 라이튼버그도 마무리투수로 손색이 없다.

문제는 타선의 부상이다.

무릎수술후 재활훈련을 받은 하비에 로페스는 완치된 것이 확실해 걱정없는데 새로 데려온 월리 조이너의 등부상이 걱정이다. 조이너는 기존의 안드레스 갈라라가와 1루수이자 5번타자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갈라라가도 암치료를 받고 재활훈련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또 외야를 책임질 브라이언 조던과 레지 샌더스의 부상 정도는 어떤지 아직 드러난 것이 없다.

그래도 브레이브스가 올해도 최소한 내셔널리그 동부조 우승을 차지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존 로커는 제 실력을 유지할까.

지난해 38세이브를 올렸고 특히 올스타게임 이후에는 방어율이 1.95에 불과했던 로커지만 폭언파동으로 인한 비난의 시달림 때문에 갑자기 슬럼프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케리 라이튼버그란 대안을 세워놨지만 아무래도 95년 마크 월러스 이후 ‘브레이브스 최고의 마무리 투수’란 명성을 얻은 로커에 비하면 미덥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오른손 타자가 너무 많다.

현재 예상 타선중 우타자는 5명, 그리고 양쪽 타자박스를 모두 쓸 수 있는 스위치히터는 3명(킬비오 베라스, 치퍼 존스, 월트 와이스)이다. 그리고 스위치히터중 왼손 타자로 확실한 몫을 해줄 수 있는 선수는 치퍼 존수 한명이다. 이말은 브레이브스 타선에 왼손타자는 한명뿐이란 의미다.

그러니 지난 월드시리즈에서 오른손 강속구를 내세운 뉴욕 양키스의 로저 클레멘스, 데이빗 콘, 올랜도 허난데스에게 속수무책으로 챔피언십을 내준 것은 당연하다.

물론 브레이브스가 지난해 103승을 올린 것처럼 올해도 메이저리그 최다승수쌓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고민은 플레이오프인데 다행히 레지 샌더스 등 오른손 투수에 강한 오른손 타자를 새로 영입한 것에 코칭스탭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브루스 첸은 첫해 제몫을 해낼 것인가.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브루스 첸은 매우 훌륭한 재목이다. 비록 일부 스카우터들은 지난해 그의 성적만 보고 진가를 깍아내리고 있지만 첸의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수준급으로 알려져있다.

더욱이 첸은 ‘체인지업의 예술가’라고까지 불리우는 대선배 탐 글레빈을 비롯해 그렉 매덕스와 매일 함께 붙어 그의 구질을 더욱 갈고 닦고 있다.

글레빈도 첫해에는 불과 9경기에 등판해 2승4패에 방어율 5.51의 처참한 결과를 삼켜넘겨야만 했었다. 첸은 투수왕국 브레이브스이 제5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며 만일 올해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팀의 에이스까지 넘볼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