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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그램 도입하는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LCS) 제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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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CS 고교과정 학생들이 IB 프로그램을 활용한 과학실습 수업을 하고 있다. [NLCS 제공]

영국 런던에 있는 ‘노스런던컬리지잇스쿨(North London Collegiate School, NLCS)’. 1850년에 설립된 이 학교는 매년 졸업생의 40% 이상이 영국 옥스퍼드대·케임브리지대에 진학한다. 미국 아이비리그(Ivy League)에 진학하는 학생도 상당수다. 세계 통용 교육프로그램인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nternational Baccalaureate, IB)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 중 2006년부터 4년 연속으로 영국 내 평가 1위 학교로 기록되고 있다. 이런 성과는 유치원부터 고교 과정까지, 철저한 1대 1 학생 관리시스템을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최석호 기자

쌍방향 교육으로 창의성 키워

NLCS는 한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다방면에 관심을 갖는 ‘르네상스형’ 인재 양성을 추구한다. 학문 외에도 다양한 언어와 예술, 스포츠 교육 등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다. 매케이브 교장은 “학생들은 작은 일에서 성공하면 더 큰 성공을 위해 노력한다”며 “NLCS 교육의 핵심은 ‘학생을 믿고 학생 개개인에게 책임을 부여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900명 정도이지만 39개의 교내 클럽을 운영하는 것도 학생들이 각자의 능력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교사들은 특별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지적하기보다는 칭찬과 격려를 해 자신감을 키우도록 한다. 각 클럽은 교사들의 지도 아래 상급생이 장을 맡아 운영하는 체제지만 하급생들도 운영방침이나 활동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데 직접 참여한다.

수업은 발표 중심으로 이뤄진다. 교사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토론식 수업으로 학생들이 수업에 열의를 갖도록 유도하며, 적어도 1년에 1~2차례 모든 학생이 자신이 수강 중인 수업 내용을 전교생 앞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한다. 매케이브 교장은 “교사 중심의 수업만으로는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며 “자신이 발표한 내용이 정확하지 않더라도 대중 앞에서 말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잘못된 부분을 깨우치고 발전해 나가고자 하는 의욕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20여 개의 해외 학교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고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언어와 문화,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돕는다.

국제적 기준에 맞춘 IB 프로그램 제공

현재 런던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채주혜(28·여·옥스퍼드대 인문지리학과 졸)씨는 NLCS의 장점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지는 IB 프로그램’을 꼽았다. 유치원생 때부터 이 학교를 다닌 그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수업에 익숙해지다 보니 ‘내가 이 부분을 모르면 친구들과 대화가 끊길 수 있다’는 생각에 수업내용을 철저히 예·복습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IB 프로그램 독일어와 음악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차지해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NLCS는 IB 프로그램을 소수 정예로 운영한다. 수업도 20~30개의 의자와 책상이 놓인 전형적 교실 형태를 벗어나 영국·중국·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2~10명의 학생이 교사와 함께 원탁에 둘러앉아 자유토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놓고 진행되는 수업에서는 해당 작품의 주제와 단어 뜻을 공부하는 게 아니라 극의 연출 의도와 작가의 입장에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극을 썼을까’를 생각한다. 작품 줄거리를 숙지한 후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 자유롭게 토론하며, 교사는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다른 의견을 펼치기도 한다. 제임스 윌리엄스 영어과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서슴없이 얘기하기 때문에 수업 집중도가 높다”며 “30대로 추정되는 햄릿과 10대였던 오필리아의 나이 차이를 두고 당시 사회와 계급체계에 관해 토론하면서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익힌다”고 설명했다.

NLCS가 9월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첫 번째 해외캠퍼스를 개교한다. 영국 본교와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며 학생 수는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1388명이다. 영국 본교와 동일한 교사진이 영국에서 활용하는 표준교과과정과 커리큘럼으로 수업한다. 제주캠퍼스 졸업생은 NLCS 영국 졸업생과 같은 자격을 갖는다. 매케이브 교장은 “160여 년 동안 쌓아온 NLCS 교육노하우를 한국 학생들에게도 전파할 것”이라며 “해외 유명대학에 진학시키는 것은 물론 좀 더 다양한 문화와 언어를 배운 세계적인 인재를 키워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해외 주재원 부모를 따라 여러 나라에서 교육받는 주재원 자녀들을 위해 1968년에 만든 교육 프로그램. 현재 세계 140개국 3105개 학교에서 88만9000여 명의 학생이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육을 받고 있다. IB 프로그램은 초·중·고교의 3단계 프로그램으로 나뉘며, 만 3세에서 19세까지를 대상으로 교육한다. 국제기준에 의해 교육시설과 교사진 등 교육의 질을 평가받으며, 감독관들의 실사를 거쳐 예비인증·인가학교 단계를 취득한 뒤 NLCS와 같은 IB World School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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