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스마트폰 통화 끊김, 4G가 해결사?

SK텔레콤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4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 상용화 선포식을 개최한다. 같은 시간 LG유플러스 또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LTE 서비스 시연 및 전략 발표회를 연다. 두 통신업체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같은 내용으로 행사를 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LTE 서비스 경쟁에서만큼은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다는 비장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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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데이터 먹는 하마’=이처럼 LTE가 중요해진 건 스마트폰 국내 도입 이후 폭증하고 있는 데이터 사용량 때문이다. 2009년 11월 말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 도입된 이후 스마트폰 사용자는 급격히 늘었다. 1년 반 만에 가입자가 1400만 명에 이르렀고 연말엔 2000만 명을 넘어설 태세다. 이와 함께 데이터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도입이 기폭제가 됐다. 지난해 7월 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처리량은 874테라바이트(TB). 하지만 8월 말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가 시행되면서 두 달 뒤인 10월엔 2500TB로 급증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이용자들의 생활 속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29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알람을 이용해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출근길에는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듣는다. 오후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접속해 친구들과 대화하고, 저녁엔 이동멀티미디어(DMB) 방송을 들으며 퇴근한다. 스마트폰은 침대에까지도 따라온다. 스마트폰 게임을 가장 많이 하는 시간은 오후 10~11시. KISDI 측은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일반 휴대전화(피처폰)보다 평균 1.43배 많다”고 밝혔다. 특히 출근시간대인 오전 8∼10시, 저녁부터 새벽까지인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이용률이 일반 휴대전화보다 월등히 높았다.

　◆대안으로 떠오른 LTE=스마트폰이 생활 깊숙이 파고들수록 통화 품질에 대한 소비자 불만 또한 커지고 있다. 태블릿PC마저 대중화돼 네트워크 부담을 가중시키면서 끊김 같은 통화 품질 문제 또한 심해지는 모양새다. 녹색소비자연대에 따르면 스마트폰 통화 품질 불만은 1월 27건에서 이달 28일 현재 62건으로, 5개월 사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LTE가 데이터 폭발에 따른 소비자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결정적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방철 경상대 정보통신공학과 교수는 “통화 끊김 현상의 해결책은 LTE의 전면적인 확대뿐”이라고 말했다. LTE는 데이터 통신에 최적화돼 있는 통신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3세대 통신망(3G)보다 전송속도가 빠르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달하기에 적당하다. 정 교수는 “3세대 망을 개선하거나 확충한다고 해도 최근의 데이터 폭증 추세로 미루어 두세 달 만에 포화상태에 이르게 된다”며 “음성통화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LTE의 전면적인 확대와 보급이 가장 현명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망 고도화 외의 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미국의 IT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데이터를 적재적소에 활용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EMC 김경진 대표는 “데이터 홍수(Data Deluge)라 불릴 만큼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시기에 와이파이나 인터넷망 확충 등 시설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겠지만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민 기자, 권재준 인턴기자

◆롱텀에볼루션(LTE)=롱텀에볼루션(long term evolu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3세대(3G) 이동통신 기술을 장기적으로 진화’시킨 네트워크란 의미가 있다. 와이브로와 함께 대표적인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꼽힌다. 데이터 통신에 최적화돼 1분이면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수 있다. 3G 통신망보다 전송속도가 5~7배 빠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