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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들썩이는 요즘 … 1년 정기예금이 딱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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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금리가 오르면 재테크 전략도 바꿔야 한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면서 전략 수정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다섯 차례의 금리 인상에 따라 2%대에서 연 3.25%까지 올랐다. 게다가 물가상승세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상 기조는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은 짧게 가고, 대출은 고정금리로 바꿔 타는 것’이 재테크의 상식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게 마련이다. 하나하나 잘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우선 예금의 경우 금리가 오를 때는 만기가 짧은(1개월·3개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기가 긴 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향후 금리가 더 높은 상품이 나올 때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속도를 고려할 때 현재로선 1년짜리 예금에 드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조언한다. 주요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의 금리는 3개월·6개월짜리보다 0.6~0.8%포인트 정도 높다. 가입 기간을 짧게 가져가다가 예금 금리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특히 1년 이상의 정기예금은 세금 우대를 받을 수 있으나 3~6개월짜리 예금은 이런 혜택도 없다. 세금우대란 1인당 1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를 15.4%에서 9.5%로 낮춰주는 것이다.

 외환은행 영업부 WM센터 양재혁 팀장은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장·단기 상품의 금리 차이를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지 않기 때문에 1년짜리 정기예금이 더 유리하다”며 “은행권의 주력상품이 1년짜리 정기예금인 만큼 금리 외에 누릴 수 있는 다른 혜택도 있다”고 말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릴 만하다.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에 시달리는 곳도 있다. 다만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원리금이 보호된다는 점에서 저축은행 상품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6%짜리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했다. 부실화가 걱정된다면 소액으로 여러 곳에 분산시키는 것이 안전을 도모하는 길이다.

 대출을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야 할 이자가 많아지기 때문에 금리 상승이 큰 부담이다. 조기상환 수수료가 없거나, 금리가 높은 빚부터 갚는 게 좋다. 새로 대출을 받는다면 금리를 묶어두는 고정금리 상품이 대출의 ‘정석’이다.

 하지만 신용도가 좋은 고객의 경우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가 변동금리 대출보다 1%포인트 이상 높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변동금리 대출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연동대출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대출로 나뉜다. 코픽스는 다시 잔액 기준과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구분된다.

 하나은행 백미경 정자중앙지점장은 “고정금리 대출보다 이자는 덜 내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변동폭이 작은 ‘코픽스 잔액 기준’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며 “자격이 된다면 저금리의 장기 고정금리 대출인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증시엔 금리 인상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오르면 보통 시중 유동성이 줄면서 증시로 들어오는 자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후 수익률이나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여전히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 대한 전망도 밝은 편이라 주식형 펀드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견해가 많다.

 다만 채권형 펀드는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주식과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혼합형 펀드 역시 주식투자 수익이 상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은 기대하기 어렵다.

 펀드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주가연계증권(ELS), 지수연계정기예금(ELD)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ELD는 한마디로 조건부 정기예금이다.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은 보장되면서 선택한 조건이 충족되면 정기예금의 1.5~2배가 넘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ELS의 경우 원금손실의 가능성은 줄이고 이익 실현의 기회는 늘린 상품이 속속 등장해 예금생활자의 대체투자 수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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