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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talk ⑧ 마사 스튜어트의 폴란드식 만두 ‘피에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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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만두는 만국 공통의 음식인 것 같아요. 폴란드의 ‘피에로기’, 이탈리아의 ‘라비올리’, 중국의 ‘딤섬’, 멕시코의 ‘엠파나다’ 등 나라마다 특색 있는 만두를 갖고 있잖아요.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요리는, 어머니가 만들어줬던 폴란드식 만두 ‘피에로기’입니다.

 피에로기를 얘기하기에 앞서 제 요리 스승인 어머니 얘기부터 해야겠네요. 참, 피에로기 레시피는 ‘마사의 피에로기 만드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구글에도 올라가 있어요. 이 레시피를 보고 전 세계에서 댓글 수만 개가 올라올 정도로 인기가 좋아요.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3년이 지났는데, 어머니와의 추억을 그리며 피에로기를 소개하고 싶어요.

 어머니는 정말 좋은 요리사였어요. 요리 교육을 따로 받지는 않았지만, 외할머니와 친할머니의 요리 비법을 모두 전수받으셨죠. 그 요리 비법 때문에 어머니는 제 쇼에 출연한 적도 있고, ‘큰 마사’라 불리던 어머니와 ‘작은 마사’로 불린 제 이름을 합친 요리책 『큰 마사의 작은 책』을 내기도 했어요.

 어머니는 주로 분홍색 키친 테이블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피에로기 반죽을 하셨어요. 어머니가 돌아가실 즈음 반죽을 하는 어머니 모습을 제 조카가 본 적이 있어요. 부엌이 더워지자 어머니는 블라우스를 벗고 속옷만 입은 채로, 조카에게 아이스커피를 사오라고 하셨대요. 제 어머니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지만, 조카는 굉장한 충격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 가족은 지금도 이런 소소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어머니를 그리워한답니다.

 어머니는 항상 완성된 반죽을 얇게 밀고, 칼 대신 유리잔을 이용해서 동그랗게 자르셨죠.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속 재료를 넣어 가장자리를 두 손가락으로 돌려가면서 접으셨어요. 다양한 속 재료가 들어갈 수 있지만 저는 양배추를 가장 좋아했어요. 어머니는 양배추를 쪄서 물기를 짜고 으깨어 후추·버터·크림치즈 등과 섞어 속 재료를 만들었어요. 이렇게 만든 양배추를 속 재료로 사용하면 피에로기 속은 물기가 없는데 반죽은 촉촉해서 굉장히 맛이 좋아요. 양배추 말고도 어머니는 복숭아·체리·감자 등을 이용해 속 재료를 만들곤 하셨어요.

 반죽을 봉할 때는 사람마다 자기만의 독특한 만두 주름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둘레를 덮듯이 피를 접어요. 만두에 찬 우유를 살짝 묻혀 봉하면 단단하게 고정이 돼요. 다음에 끓는 물에 넣어 만두가 표면으로 떠오를 때까지 둡니다. 시간이 지나 만두가 떠오르면 접시에 놓고 녹인 버터를 바르고 소금과 후추를 약간 가미하면 완성이에요. 만두에 녹인 버터를 발라 놓으면 하루 이틀 뒤에 데워 먹어도 돼요. 저는 금방 끓는 물에서 꺼낸 만두보다 이렇게 해서 먹는 만두를 더 좋아한답니다.

 피에로기는 우리 가족의 추억이 담긴 음식이에요. 지금도 휴일이면 우리 자매가 함께 만들어서 온 가족이 먹곤 해요. 이제는 우리 가족의 대표적인 요리가 되었지요. 한국인도 휴일에 가장 어울리는 음식인 피에로기를 맛보게 되면 아마도 굉장히 놀랄 걸요? 

마사 스튜어트
정리=손민호 기자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 1941년 미국 출생.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기업인이자 미국 주부에게 살림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주인공이다. 1972년 주문요리 사업을 시작해 성공을 거둔 뒤 87년 생활잡지 ‘마사 스튜어트 리빙’을 출간해 명성을 쌓았다. 이후 ‘마사 스튜어트 리빙’이란 이름의 TV쇼를 진행하며 에미상을 여섯 번 수상하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타임’이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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