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다룬 다큐멘터리 방영- EBS 단편영화극장

중앙일보

입력

EBS의 〈단편영화극장〉 (3월5일 밤12시10분)은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를 처음으로 방영한다. 다큐멘터리는 배우를 쓰지 않고 현장과 인물을 있는 그대로 카메라에 담기 때문에 '허구'의 세계를 다룬 극영화보다 현실을 전달하는 힘에서 더 앞선다.

이번에 소개되는 다큐는 록 밴드 '델리 스파이스'의 탄생에서 첫 음반을 내기까지 9개월간의 과정을 다룬 것으로 제목은 〈POP〉이다. PC통신 동호회에서 만난 네 젊은이의 음악에 대한 애정, 삶에서 느끼는 고민, 구성원들 사이의 우정과 꿈 등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영화는 멤버들이 녹음하고 연습하는 장면과 그들의 인터뷰로만 구성돼 있다. 장호준 감독은 주관적인 나레이션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관찰자적인 시선으로 그들의 열정과 갈등, 보람을 가감없이 담아낸다. 섣불리 판단하고 해석하는 대신 시청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영화 속으로 들어가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은 젊은이들에게 음악이 갖는 의미, 주류 문화에서 밀려난 하위 청년문화가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과 지위를 맡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룹 '델리 스파이스'를 좋아하는 팬들은 초창기 그들의 순수한 모습을 만나는 즐거움을 만끼하게 될 것이다.

장호준 감독은 종군위안부를 다룬 변영주 감독의 다큐멘터리 〈낮은 목소리〉에서 연출부 생활을 한 적이 있다. 방영시간 35분.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