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되면 3조 달러 투자 대상으로 인정받는 효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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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호 24면

한국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들어가는 데 실패했다. 이 지수를 관리하는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바라가 한국과 대만을 신흥시장으로 계속 분류하고, 내년에 재심의하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2009년과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좌절이다.

알기 쉬운 경제용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MSCI는 국가별 투자 대상을 선진국지수와 신흥국지수, 프런티어지수로 분류한다. 선진국지수에는 미국과 캐나다·영국·프랑스·독일 등 북미와 서유럽 국가가 들어간다. 아시아에선 일본·호주·홍콩·싱가포르 등이 포함된다. 모두 24개국이다. 신흥시장지수는 28개국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인도·브라질·멕시코·러시아 등으로 이뤄진다. 아르헨티나·사우디아라비아·베트남 등은 프런티어시장에 들어간다.

MSCI선진국지수에 포함되면 증시의 위상이 높아질 뿐 아니라 더 많은 외국계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실질적 효과도 있다. 전 세계에서 MSCI지수 관련 상품에 투자하는 자금이 4조 달러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80%가 선진국지수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신흥시장지수에는 15% 정도가 유입되고 있다. MSCI바라는 한국 증시에 대해 ▶외환 자유화가 미흡하고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 등 규제가 까다롭고 ▶거래소가 지수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하지만 영국의 FTSE, 미국의 S&P와 다우존스가 이미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분류한 상황에서 MSCI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론도 나온다. 시가총액이 한국의 5분의 1 수준인 이스라엘이 선진국지수에 들어 있고 국가 신용등급이 투기 등급 수준으로 떨어진 그리스는 여전히 선진국지수에 남아 있다. 그런데 시가총액 세계 17위인 한국 증시를 배제한 것은 정상적인 판단으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일부에서는 선진국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게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자금이 선진국보다 신흥국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한국은 신흥시장 대표로 인정받는 데다 선진국지수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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