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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467억, 시총 1조 ‘인강’ 돌풍의 주역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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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호 26면

입시설명회는 메가스터디의 경쟁력이다. 체육관에 최소 1만5000명이 모이는 설명회에서 메가스터디는 입시 정보전략을 무료로 제공한다. [메가스터디 제공]

‘인강 증후군’이란 게 있다. ‘인강(인터넷 강의)’을 수강하는 학생이 급증하면서 생긴 10대들의 신조어다. 대표적인 증상은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 선생님의 느린 말을 2배속으로 빠르게 돌리고 싶다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때 ‘스페이스바’를 눌러 일시 정지하고 싶은 것 등이다.

IGM과 함께하는 강소기업 벤치마킹⑧ 메가스터디

‘손사탐’으로 강남 학원가를 주름잡던 손주은(50·사진) 대표는 2000년 메가스터디를 설립해 ‘인강’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매출은 2467억원, 시가총액은 한때 1조원을 넘겼다. 온라인 교육 시장 점유율은 70%, 6월 현재 누적 회원 수는 고등부 307만여 명, 중등부 106만여 명이다. 메가스터디는 개인사업자의 영역이던 사교육을 산업화했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낸 것이다. 시장이 회사의 가치(시가총액)를 매출액보다 4배나 높게 쳐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맨 파워와 브랜드 파워의 결합
메가스터디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첫째 경쟁력은 스타강사였다. 최고의 콘텐트를 만들려면 최고의 강사가 필요했다. 하지만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던 강사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스타강사 출신인 손 대표가 직접 나섰다. 몇 번이고 찾아가고 주주로도 참여시켰다. “회사가 크면 함께 클 수 있다”는 손 대표의 설득은 강사를 파트너로 여긴다는 의미였다. 창업 초기엔 이들의 맨 파워로 회사를 꾸려갔다.

하지만 계약에 따라 움직이는 강사들이 대거 이탈하는 일도 생겼다. 스타의 이름에만 의존하면 강사가 빠져나갈 때마다 회사는 흔들린다. 그래서 메가스터디는 자신의 브랜드 파워를 키웠다. 강사 개개인에게 좌지우지되는 게 아니라 회사가 관리하고 지원해 강사 개인의 역량을 더 키워주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 경쟁도 도입했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인센티브가 커지는 시스템이다.

서류·면접·시범강의 등으로 채용한 신인은 여러 과목을 묶어 수강하는 종합반에서 강의한다. 학생들의 강사 선택권이 제한되는 종합반에서 강의하면 고정급을 받는다. 여기서 인정받으면 단과반으로 옮긴다. 학생이 강사를 선택하고, 강사는 수강료의 50%를 받는다. 여기서 스타급으로 인정받아야 비로소 인터넷 강의를 할 수 있는데, 수강료의 23%가 강사의 몫이다. 능력에 따라 회사가 확실하게 보상하는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인재가 모였고, 지속적으로 스타강사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을 이뤘다.

온라인에 오프라인 접목
메가스터디는 강남·서초·노량진·노원·신촌 등 8개 직영 학원과 분당·수원 등에 5개 협력 학원을 두고 있다. 고등학생과 재수생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 10년간 메가스터디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평균 38.5%다. 지난해 온라인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51%, 오프라인은 12%였다. 오프라인 부문 때문에 전체 이익률이 낮아지는 셈인데도 손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유기적 관계”라고 강조했다. 주요 지역에 자리 잡은 학원이 회사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여주고 신인 강사를 발굴·육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는 오프라인 덕에 시장 장악력이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도입한 ‘메가스터디 팀플’에 대해 설명했다. 손 대표는 오프라인 학원의 재수 정규반 학생이 성적을 올려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면 수업료의 70%를 장학금으로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학생들은 모의고사와 수능 성적을 공개했다. 성적이 오를 것이란 보장이 없으니 성적 공개는 학원 입장에서 도박이나 마찬가지다. 강사들은 반발했다. 손 대표는 밀어붙였다. 교육 과정을 공개하고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뜻이었다. 2011학년도 수능 성적 공개 결과 재원생 4200명 중 81.5%가 전년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중 910명에게 장학금 40억6000만원이 돌아갔다. 메가스터디는 지난해 말 학원 1개를 추가로 열었고 공부하는 재수생은 6000여 명으로 늘었다.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로 학생들은 학습 동기를 얻고 기업 매출은 늘었다. 손 대표는 이를 “고객의 기대를 넘어서는 창조적 서비스”라고 말했다.

EBS와는 경쟁 아닌 보완관계
2004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EBS의 인터넷 강의에 예산을 지원했다. EBS 인강은 현직 교사들이 무료로 강의하는 데다 수능시험 출제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메가스터디에 위협이 됐다. EBS 온라인 서비스가 시작된 직후 회사의 매출은 크게 감소했다. 이때 메가스터디는 강사·강좌 수준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이내 효과가 나타났다. 학생들은 메가스터디 대신 EBS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유료인 메가스터디 강의와 무료인 EBS를 병행했다. 오히려 EBS 덕분에 온라인 교육이 보편화되고 신뢰가 커지는 긍정 효과도 생겼다.

메가스터디는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의치학전문대학원·법학전문대학원 입시 전문인 ‘메가MD’와 ‘메가로스쿨’을 잇따라 출범시켰다. 메가스터디의 핵심 고객인 상위권 학생들이 5~10년 후 전문대학원에 진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낮은 출산율과 인구 감소로 사교육 사업이 사양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10년 전에도 대학이 늘면 재수생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틀렸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수요는 꾸준하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였다. “일본의 유니클로를 보면 감동을 느낀다. 일본 같은 선진국에서 사양산업으로 최고의 기업을 만들었다. 메가트렌드도 중요하지만 미시적인 니즈를 파악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한 발 앞서 고객을 만족시키는 능력이 있으면 기업은 살아남을 수 있다.”

세계경영연구원(IGM·회장 전성철)은 매주 목요일 서울 장충동 본사에서 1등 기업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IGM의 교수진과 기업 CEO가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다. 문의 02-2036-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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