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도 민주화 답보도 있었지만…한국, 민주주의와 강한 경제 이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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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장. 아프가니스탄 문제를 주제로 한 청문회에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사진) 국무장관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의원들은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 계획(내년 여름까지 3만3000명 철군)과 함께 아프간에 대한 추가 지원이 적절한지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 일부 의원들은 클린턴 장관에게 “어려운 국내 경제 사정을 고려해 아프간 지원을 중단하는 게 옳지 않으냐”고 따졌다.

 클린턴 장관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미국이 장기간에 걸쳐 투자해 왔던 나라들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른 역사적 이유가 있긴 하지만 한국에서 수십년간 해왔던 우리의 투자를 의원들도 봐 왔을 것”이라며 한국을 언급했다.

 그는 “한국에서 쿠데타가 일어난 것도, 민주화 노력이 진전과 답보를 거듭했던 일도, 대형 부패가 만연했던 일도 봤을 것”이라며 “그곳에 많은 미군들이 주둔했는데 우리는 북한에 대항한 군사적 보호만 제공한 것이 아니라 지금 한국의 생동하는 민주주의(vibrant democracy)와 매우 강한 경제(very strong economy)를 만들고 지원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또 “미국은 1967년(*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시설과 구역의 제공, 반환·경비·유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미행정협정 체결)이나 1979년(*박정희 대통령과 지미 카터 대통령이 그 해 6월 서울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놓고 대립) 또는 1984년(*농산물 수입 개방 반대 운동 거세지며 한·미 갈등)에 떠날 수 있었고, 매우 위험한 이웃(북한)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이 자립하도록 내버려 둘 수 있었다”며 “이런 세월의 시험을 견뎌내는 것이 워싱턴의 전략적 이익과 미국의 가치에 부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웹 상원의원(버지니아주)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활발한 지역 중 하나고 강대국들에 둘러싸여 있다” 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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