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당뇨 있다면 손·발 저림 '위험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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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재활의학

인천에 사는 주부 K씨는 밤마다 저려오는 손발의 통증으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다. K씨는 손발이 욱신거리고 피가 안 통하는 느낌을 호소하면서 외래를 찾아 왔다.

이처럼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저려오면 누구나 쉽게 ‘내 손과 발에 피가 잘 통하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흔히 약국에서 혈액 순환제를 구하거나 피를 맑게 해준다는 건강 보조식품류를 찾기 쉽다. 이것은 오랫동안 우리 어른들이 손발 저림을 한방에서 기혈의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증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손발의 저림은 실제 혈관의 이상을 동반하는 질병보다는 신경의 이상에서 발생하는 것이 더 많다. 특히 당뇨환자들에서 이런 손발의 저림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말초신경의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물론 손발의 저림이 목이나 허리의 디스크에서도 발생하고 혈관이 막히거나 염증이 동반되는 경우 또 갑상선의 이상이나 기타 호르몬 분비의 변화를 일으키는 갱년기 여성에서도 보이지만 더 흔한 것은 손과 발의 감각을 담당하는 말초신경의 병으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당뇨환자에서 자주 관찰되는 ‘다발 신경병증’ 혹은 ‘말초신경병증’은 수년간 당뇨병을 앓았다면 더 쉽게 관찰된다. 손과 발 특히 발가락이나 발바닥의 화끈거리는 느낌과 저려옴, 때로 통증을 동반하기도 하고 장갑을 낀 것처럼 손 발가락이 무뎌지고 좀더 심한 경우에는 상처를 입고 발톱이 빠져도 모르고 지나가는 수가 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는 당뇨환자가 처음 진단을 받거나 진단 후 5년이상을 경과한 경우에는 반드시 신경의 기능검사 특히 신경전도 검사와 필요에 따라 침 근전도 검사도 시행하여 당뇨병성 다발신경병증이 발생하는 것을 감시하고 있다. 신경전도검사는 가닥이 굵은 신경을 검사하기도 하지만 심장의 박동변화를 관찰하여 당뇨환자에서 흔한 어지럼증과 사망의 원인이 되는 자율신경병도 진단할 수 있다.

당뇨을 앓고 있으며 손발이 저리다면 신경병을 진단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찾아야 하겠다.

<대한재활의학회 제공>

도움말 주신 분들
: 김창환(인하대학교병원), 권희규(고려대 안암병원), 김혜원(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박동식(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박윤길(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정환(전북대학교병원), 손민균(충남대학교병원), 이성재(단국대학교병원).

* 가까운 재활의학과 진료병원에 관한 정보는 대한재활의학회 홈페이지 (http://www.karm.or.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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