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이웨이웨이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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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 정부가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애미미·53·사진)를 보석으로 석방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지난 4월 중국 공안에 의해 구금된 지 약 80일 만이다. 공안당국은 이날 “아이웨이웨이가 자신의 조세포탈 혐의를 인정하고 세금을 다시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오랫동안 질병을 앓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그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아이웨이웨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냐오차오(鳥巢) 설계에 참여한 유명 설치미술가다. 하지만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하고 인터넷 검열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등 중국 당국에 비판적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냈다. 지난해 2월엔 중국 정부의 예술구역 강제철거에 항의해 베이징(北京)에서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운동 이후 처음으로 집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4월 3일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을 통해 홍콩을 방문하려다 비행기 탑승 직전 공안에 연행됐다. 중국 당국은 이후 아이웨이웨이가 운영하는 회사가 세금을 포탈하고 그 증거를 고의로 인멸한 혐의가 있어 그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중국 당국을 강력히 비난하며 아이웨이웨이의 석방을 요구해왔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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