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중국 군사력’ 견제 나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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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의 외무·국방장관들이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미 국무부 청사에서 안보협의위원회(2+2 회담)를 마치고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외상,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 기타자와 도시미 일본 방위상. [워싱턴 로이터=뉴시스]


미국과 일본이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나섰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중국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미·일의 국제적 입지가 흔들릴 걸 우려해서다.

 두 나라는 2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양국 외무·국방장관 회담인 안보협의위원회(2+2회담)를 열었다.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 국방장관, 일본 측에서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외상과 기타자와 도시미(北澤俊美) 방위상이 참석했다.

 양국은 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일본 주변의 안보 환경이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수년 새 급속도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둔 표현이다. 중국이 오키나와 근해에서 함정을 순회시키고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영토 분쟁을 확대시키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중국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지역의 안보 환경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군사력을 추구하거나 구축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 대한 위협에 대한 위협 대응”도 천명했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우주 개발에 나서고 해커 등 사이버 전사를 적극 양성하는 걸 우려한 것이다. 중국에 대해 “책임감 있는 건설적인 역할, 국제적인 행동 규범을 준수해야 한다” “군사 근대화와 군사 활동을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요구도 잊지 않았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2일 “이번 2+2회담 공동성명의 숨은 주역은 중국으로, 앞으로 미·중·일의 역학관계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의 열쇠를 쥐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나라는 북한 도발 저지와 6자회담을 통한 비핵화 등 양국 안보의 공통 전략 목표를 상정하고 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공동성명은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고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비롯한 북핵 문제에 대해 6자회담 및 비가역적인 절차를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달성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억지하고 남북대화를 지지하며, 한반도의 완전하고 평화적인 비핵화를 촉진하는 데 계속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두 나라가 공동 개발 중인 해상 배치형 요격미사일 ‘SM-3블록 2A’의 제3국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키로 합의했다.

도쿄·워싱턴=박소영·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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