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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차, 3년 타면 본전 뽑는다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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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장착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점선 안).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 K5 하이브리드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열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 교환 비용과 향후 중고차 가격에 대한 궁금증도 그만큼 늘고 있다.

 22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K5를 계약한 고객의 6명 중 1명이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가 지난달 2일부터 이달 17일까지 계약한 K5 하이브리드는 2800대다. 같은 기간 K5 가솔린 모델은 1만4800대가 계약됐다. K5 중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16%. 현대차가 같은 기간 계약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1800대다. 이 기간 쏘나타(YF) 가솔린 모델은 1만2600대가 계약됐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12.5%.

 소비자들이 하이브리차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연비 때문이다. 두 차량의 공인 연비는 21㎞/L.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일반 모델보다 300만~400만원 비싸지만 3년 정도 타면 기름값과 유지비에서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공인 연비를 기준으로 해서 계산한 것이다. 고객의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가 21㎞/L가 나올 수 있고, 기존 가솔린 모델과 비슷한 13㎞/L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쏘나타와 K5의 경우 가솔린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가격 차이는 300만~400만원인데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배터리 원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만~300만원으로 추정된다. 배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떨어진다. 특히 한국은 여름의 무더위와 겨울의 강추위 등 극한 기후의 변화로 배터리 성능이 더욱 저하된다.

 아직 쏘나타·K5 하이브리드가 출시 초기라 배터리 교체 비용은 책정되지 않았다. 용량 크기를 감안하면 아반떼·포르테 LPi 하이브리드의 교체 비용인 121만원보다 비싼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쏘나타·K5 하이브리드는 270V 배터리를, 아반떼·포르테 하이브리드는 180V 배터리를 달았다. 현대·기아차는 배터리 등 하이브리드 부품의 무상 보증기간을 6년, 12만㎞로 했다. 동급 가솔린차의 엔진과 변속기의 무상 보증기간(5년, 10만㎞)보다 길다.

 배터리 교환 비용은 중고차 가격과 거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2009년 7월 출시된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중고차 가격은 2년 만에 시판 가격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SK엔카에 따르면 아반떼 하이브리드 LPi HDe-Ⅱ의 경우 2009년 2221만원에 시판됐는데 현재 중고차는 1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차 대비 67% 수준으로 감가율은 33%다. 이는 SK엔카가 조사한 2년 된 국산 준중형 중고차의 평균 감가율인 26%보다 높다.

 SK엔카 관계자는 “여전히 하이브리드 차량은 중고차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며 “쏘나타·K5 하이브리드가 인기지만 향후 중고차 거래 시엔 배터리 교환 비용도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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